
이번 대회는 참가 인원이 지난 대회 대비 10명 이상이 늘어, 전국 각지 남녀 초등골퍼 181명이 대회에 나섰다.
많은 선수들이 대회에 앞다퉈 참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가대표 포인트' 때문이다. 실력 있는 선수들에게 가까운 미래의 목표를 물으면 대다수는 "국가대표"를 답한다. 프로 무대를 빛낸 숱한 스타들이 대거 국가대표를 거쳐 갔기 때문이다. 초등골퍼들이 염원하는 국가대표 발탁을 위해서는 포인트 획득이 필수다. 이 대회는 많은 포인트가 걸린 '메이저 격' 대회다. 자연스레 태극마크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몰린다.
역대 대회는 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초대 우승자 이상희를 비롯해 고진영, 김시우, 김효주, 임성재, 장하나 등 국내외에서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이들은 대회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목표이자 뛰어넘고 싶은 대상이다. 실제 이번 대회 참가자 사이에서 안성현, 강예서 등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예선전이 열린 대회 첫날은 궂은 날씨로 우려를 샀다. 이른 새벽에는 전남 보성 지역에 낙뢰가 떨어지기도 했으나 개막 시점이 임박해서는 대회 개최가 가능한 수준으로 비가 잦아들었다.
그럼에도 날씨는 여전히 선수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선수 시야가 방해받는가 하면 공에 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은 체온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180여 명의 선수들은 진지한 태도로 대회에 임했다. 샷에서 실수가 나올 때도 좌절하는 기색 없이 침착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를 마치고도 한동안 진지한 모습은 이어졌다. 대회 운영본부에서 스코어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스코어가 확정되고 나서야 선수들은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한편에선 만족감이, 다른 한편에선 아쉬움이 얼굴에 묻어났다.
이번 대회는 각종 진기록이 나오면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청덕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1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시원 군은 본선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는 "샷을 할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핀에 가까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홀에 공이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면서 "처음엔 정말 기뻤는데 5분 정도 지나니까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첫 홀인원인데 앞으로 또 해보고 싶다. 이번에 4등 했는데 6학년이 되는 내년엔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강전항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은 대회를 마친 선수들에게 "여러분들은 잠재력이 크다. 빠르게 좋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자라는 것이 우선이다. 골프 규칙도 잘 지키고 골프장 밖에서도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부모들을 향해서도 "아이들을 잘 기다려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회 주최사 일요신문의 김원양 대표이사는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 골프에서는 '우드 잡으면 안 된다'는 농담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끊임없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여러분들도 지금 당장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성취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항룡부(남자 5~6학년) 우승자 강주원 군(청덕초 6)은 2년 전 4학년 시절 기린부 우승을 했던 '우승 경력자'다. 강 군은 "첫날 아쉬웠는데 둘째 날 따라 잡으면서 역전 우승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여기에서만 대회에 네 번 참가해 세 번 우승했다. 나와 잘 맞는 코스인 것 같다"며 "이제 중학교 올라가는데 안성현 형처럼 최연소 기록 만들면서 PGA 투어에 진출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들이 경쟁한 청학부(여자 1~4학년)와 불새부(여자 5~6학년)는 '집안 잔치'였다. 청학부 우승자 용현서 양(해밀초 4)과 불새부 우승자 용현정 양(해밀초 6)은 친자매 관계다. 용현정 양은 "첫날에는 플레이도 잘 안되고 퍼팅도 안 돼 타수를 많이 잃었다. 둘째 날에는 잘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날 예선 일정이 끝난 이후 그가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첫날 2오버파를 기록했던 용현정 양은 본선에서는 두 타를 줄이며 우승을 이뤄냈다. 그는 "어제 끝나고도 연습을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오늘은 연습을 더 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동생 용현서 양은 "언니랑 같이 우승해서 더 기분 좋다. 같이 우승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곧 언니가 중학교로 올라가는데 혼자서 할 때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자매는 서로에 대해 "언니는 퍼팅을 잘한다", "동생은 정확도가 좋다"며 칭찬을 주고받았다. 동반 우승 이후 특별한 파티가 있느냐는 물음에 자매는 "울산 할아버지 댁에 가기로 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전남 보성=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