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핵심이다. 검찰은 폐지하고 수사권은 행정안전부(행안부) 산하에 신설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넘기고, 검찰의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신설하는 공소청에 넘긴다. ‘검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려면,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 소속이어야만 가능하다.
‘공소청’으로 바뀌는 셈인 검찰은 1년 유예 기간 동안 진행될 전건송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차 수사기관인 경찰과 국수본, 중수청이 모두 행정안전부 산하로 집중됐기 때문에 수사권 오남용에 대한 견제 장치 차원에서 두 가지 모델 모두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건송치는 1차 수사기관들의 기소 여부 판단과 관계없이 모든 사건을 공소청으로 넘기는 것을 뜻한다. 원래 경찰은 무혐의 처분도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를 해야 했지만, 2021년 문재인 정부의 검경수사권 조정 결과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 송치하지 않아도 됐다. 물론 피해자가 이의신청한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고발인이 제3자인 경우 이의신청권이 없었다.
보완수사권, 혹은 보완수사 요구권에 대해서도 ‘공소청이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도 상당하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도 “보완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경찰 등 1차 수사기관들의 기록만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면, 공소청 검사가 증거 부족 시 ‘유죄 심증’을 가지고도 불기소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완수사를 직접 할 수 없거나, 지시할 수 없으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검사 입장에서 수사권이 없으면 재판에서 피고인·변호인 주장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가 9월 12~19일 회원 2383명을 조사한 결과 88.1%가 검사에게 “보완수사 또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변호사 10명 가운데 4명은 “보완수사요구권에 보완수사권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만 하면 ‘사건 처리 지연’이 불가피하기에 공소청이 자체적으로 보완 수사가 가능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중수청 갈 검사? “없어요”

한 검사는 “사법고시나 로스쿨을 졸업하고 검사가 된 것은 ‘라이선스’를 존중받기 때문인데 중수청에 가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 지시를 받을 수 있지 않느냐”며 “기소 여부 최종결정권자에서 이를 판단받아야 되는 자리로 가고 싶은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들이 대거 공소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 ‘검사의 견제 기능’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처럼 경찰이나 중수청(미국은 FBI)에서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처럼 중요한 고비 때마다 공소청의 ‘견제’로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FBI는 단순히 소속만 법무부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법무부 산하 연방 검사들과 유기적으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수청은 행안부 산하로 배치되기 때문에 오히려 ‘협업’이 더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미국은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지 않지만, 경찰이나 FBI가 중요한 수사 때마다 검사를 찾아와 수사 방향과 계획에 대해 사전에 이야기를 하고 어느 정도 허가를 받다시피 하며 영장 신청 등 수사를 진행한다”며 “그동안 우리나라 구조는 검사가 중요 사건 수사도 혼자 하고, 그에 대한 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 판단도 혼자 판단해 다소 부족한 수사 과정을 너그럽게 넘어간 지점이 있지만, 수사기관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 판단만 하게 되면 얼마나 깐깐해 지겠느냐”고 지적했다.
#돈 있는 사람들만 유리?
돈 있는 이들에게만 유리한 시장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로펌 대표 변호사는 “그동안 검찰의 영장 청구는 내부 판단에 국한됐지만, 이제 경찰이나 중수청의 영장 신청은 1차로는 공소청, 2차로는 법원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들은 ‘방어를 할 기회’를 더 부여받게 된 셈”이라며 “돈 있는 이들은 좋은 변호사를 써서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 과정의 빈틈을 찾아 지적하면 시간을 벌고 더 나아가 유죄를 무죄로 바꿀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금융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들이 변호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불구속 유지’인데, 공소청이 신설되면 전관 변호사를 써서 ‘1차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연해 달라’며 거액을 건네는 사례가 생겨날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