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알려지며 요직 발탁이 점쳐졌던 이 원장은 국정기획위원회를 거쳐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됐다. 금융권에선 ‘실세 원장이 왔다’며 긴장감이 흘렀다. 이 원장은 대출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이재명 정부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하며 ‘집값 잡기’ 선봉에 섰다. 하지만 앞서 참여연대 시절 발언들은 이 원장에게 ‘부메랑’으로 날아들었다.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이 2019년 기존에 살고 있던 서초구 아파트와 같은 단지에 아파트 한 채를 추가로 매입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갭투자’ 의혹에 휩싸였던 이상경 전 국토부 차관 등과 함께 이 원장을 ‘부동산 을사오적’으로 지목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자 이 원장은 10월 21일 “두 채 모두 실거주하고 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한 채를) 자녀에게 양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찬진 원장에게 “과거 헌법에 다주택자 금지 조항을 넣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금감원장이 본인은 다주택자에, 딸에게 주택을 증여하겠다고 했다”며 “2030세대에 큰 절망감을 줬는데 수백억 원대 자산가 ‘아빠 찬스’를 사용할 수 없는 젊은이들에게 할 말이 없나”고 꼬집었다.
10월 27일 “아파트를 자녀에게 양도하지 않고 처분하겠다”며 “현재 부동산에 집을 내놨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원장이 내놓은 아파트의 호가가 시세보다 수억 원가량 비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집값 잡겠다고 서민은 쥐 잡듯 하더니 금감원장은 호가를 높여 집값을 올리고 앉아있다”며 “이 정도 표리부동은 처음 본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한 의원은 “호가를 높였다는 것은 팔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 아니냐”면서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굉장히 부적절한 메시지를 시장에 발신한 셈”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하니 비싸게 내놓거나 아예 직을 그만둔 사례들과 오버랩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원장은 10월 29일 시세보다 2억 원가량 낮은 18억 원에 아파트를 팔았다. 이 원장의 집은 급매로 나오자마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계약금 2억 원을 국내 주식형 지수 펀드 상품에 가입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품이다.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 원장 부동산 문제는 다시 정가를 달궜다. 이 원장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아파트 두 채 외에도 상가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 상가(33.89㎡)는 이 원장 배우자가 법원 경매로 매입한 후, 이 원장에게 증여했다. 이 원장은 2002년경엔 본인이 직접 법원 경매로 서울 성동구 소재 아파트 상가(112㎡)를 사들였다.
이 원장의 배우자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지(202.4㎡)를 갖고 있다. 2009년경 법원 경매를 통해 9200만 원을 주고 샀고, 현재 도로로 쓰이고 있다. 현재 이 땅 시세는 2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의원은 일제히 이 원장을 겨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극강의 투기 달인”이라면서 “도로를 사다니…. 길바닥에서 살려고 했나. 거지 근성”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감독원을 만든다고 한다. 이찬진이 부동산 감독원의 1호 조사 대상”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사람은 금감원장을 할 것이 아니고 부동산 떴다방을 해야 될 상황”이라고 했다.
이 원장이 살고 있던 아파트 주민들과 재건축 추진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동대표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을 두고도 잡음이 무성하다. 당시 법정 공방까지 벌어졌고, 소송 끝에 동대표 선거는 무효가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0월 3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찬진 사례처럼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 동대표 되려고 소속 로펌 변호사들 동원해 무리한 소송까지 가는 데다가 패소하는 것’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이런 사람이 주도하는 부동산 정책은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 돈이 그렇게 좋으면 공직 욕심은 내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역력하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2026년 1월경으로 미뤄진 공직자 재산공개가 시작되면 더 큰 후폭풍이 불 것이란 우려도 곳곳에서 나온다. 앞서의 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이 처음에 대응을 잘했어야 했다. 부동산 문제를 가볍게 봤거나 아무런 문제 인식이 없는 것 같다”면서 “금융당국 수장의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