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지사는 재선을 노리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당내 유력 정치인들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이들 모두 친명 계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김 지사의 당내 경선은 험난할 전망이다. 김 지사는 비명계로 분류된다.

국민의힘 셈법은 복잡하다. 진영 색채가 짙은 후보가 나올 경우 이기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보수 전사’가 출마한다면 승산이 낮다. 진영 싸움으로 정면 승부를 걸기엔 선거구도가 불리하다”며 “경기도는 중도 민심이 상당히 유연하게 움직이는 성향을 갖고 있다. 무당층에 소구력을 지닌 후보를 내는 것이 그 어떤 지역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에선 김은혜 의원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지사와의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높다. 이 밖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원유철 전 의원 등도 오르내린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선 여러 차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정가에선 후보군 찾기와 함께 경기도 인구 상승 추세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린다. 2015년 1252만 명 수준이던 경기도 인구는 2024년 1365만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약 113만 명이 경기도로 유입됐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둥지를 옮긴 민심이 경기도 표심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제20대 총선 때 경기도 총 선거인 수는 1003만 4919명이었다. 2025년 제21대 대선에서 경기도 총 선거인 수는 1171만 5343명이었다. 선거인 수 기준으로는 10년 사이 168만 424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제20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 경기도 개표 결과를 살펴보면, 총 선거인 1003만 4919명 중 576만 8325명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32.28%(182만 1246표), 국민의당 26.96%(152만 1240표), 민주당 26.83%(151만 3849표), 정의당 7.78%(43만 9071표)였다. 민주당과 정의당 득표율 합은 34.61%로 새누리당을 근소하게 앞섰다.
경기도 비례대표 선거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제3지대 정당 국민의당 약진이다. 정당별 득표율에선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서며 2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에 실망한 무당층 지지를 받았다. 이 결과는 경기도 ‘중도 민심’ 파급력이 다른 지역보다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진보 진영 이재명 대통령과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득표율 합은 53.11%였고, 보수 진영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득표율 합은 46.79%였다. 비상계엄 및 전직 대통령 탄핵에 따라 열린 선거라는 상황적 배경을 감안하면 ‘의외의 경합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상계엄 전에 펼쳐진 제22대 총선에선 경기도 대부분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당시 총 선거인 수는 1159만 5385명이었는데, 투표한 유권자 수는 772만 9678명이었다.
경기도 비례대표 선거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33.94%(251만 3892표)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29.06%(215만 2445표)로 그 뒤를 이었다. 조국혁신당은 24.33%(180만 2505표)로 약진했다. 개혁신당(4.07%, 30만 2018표), 자유통일당(2.41%, 17만 8666표), 녹색정의당(2.17%, 16만 1123표), 새로운미래(1.73%, 12만 8216표) 순이었다.
진보 진영 정당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연합, 조국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소나무당 등 득표율 합은 57.04%였다. 보수 진영의 국민의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득표율 합은 40.42%였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현상이 두드러졌던 총선 상황을 반영하듯, 조국혁신당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진보 진영이 우위를 보였다.
경기도 지역 정가 인사는 “경기도는 제3지대 정당의 이변이 속출하는 곳이다.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에선 조국혁신당, 지역구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선전한 바 있다”면서 “경기도는 지역 민심 자체에 지역색보다 중도 성향이 녹아 있어 선거마다 판세가 요동치는 성향이 강하다. 다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이나 개혁신당에서 후보를 낼 경우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월 3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광역단체장(표 분산)을 걱정하는 것 같다”면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서 아슬아슬한데 어떻게 하냐는 것인데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정가에선 민주당과의 단일화 여지는 열어둔 것으로 풀이했다.
개혁신당은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할 전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1월 6일 일각서 제기되는 국민의힘과의 지방선거 연대설과 관련해 “보수 진영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줄곧 패배해 왔다. 변화를 거부하고 뭉치면 이길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전략에 매달렸기 때문”이라며 “연대와 같은 산술적 정치공학보다는 국민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밀림 현상으로 경기도로 이동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민주당에서 중도에 가까운 성향인데, 국민의힘에서도 중도 성향 인사를 공천한다면 선거 당락을 가를 ‘중도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