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건희 씨는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김 씨 측은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 기억장애 증상이 악화하고 있어 적절한 치료와 방어권 행사를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청구의 이유를 설명했다. 보석 허가 신청서에도 “앉았다 일어설 때 시야가 멀어지고 심한 현기증으로 인해 보행조차 어려운 상태가 반복된다”며 “장시간 착석이 어렵고 체력적으로 극심한 부담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7일 출석한 김 씨는 특검 조사나 첫 공판 출석 때 머리를 한 갈래 뒤로 묶은 것과 달리 옆머리에 검은 머리핀만 한 채 풀고 나타났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검은 코트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고, 분홍 양말에 반짝이는 검정 에나멜 단화를 신었다.
김건희 씨는 양옆에 구치소 교정직원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김 씨는 부축을 받으면서도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피고인석에서도 최지우 변호사의 보호를 받으며 앉았다.
이날 오전 재판에는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 관련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한 김 씨 측 변호인의 증인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신문 초반 김건희 씨는 마스크를 벗었다. 과거에 비해 특별히 살이 빠진 것 같지 않았다. 명태균 씨가 변호인 질의에 답변을 하자, 김건희 씨는 명 씨를 수십 초간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약 5분 후 김 씨는 다시 마스크를 썼다.
힘이 없어 보였던 김건희 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쓴 채 옆에 앉은 최지우 변호사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책상 밑으로 자료를 들여다봤다. 펜을 잡고 종이에 글씨를 써 변호인들과 필담을 나누기도 했다. 최지우 변호사가 김건희 씨의 손에 들린 펜을 잡으며 글씨 쓰는 것을 말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오전 공판이 끝나고 일부 방청객들이 퇴정하는 김 씨를 향해 “여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김 씨는 교정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고개를 돌려 방청석 쪽을 쳐다보려고 했다.

오후에도 김 씨는 변호인들과 필담과 대화로 소통을 계속했다. 중간 중간 책상에 팔을 올린 채 머리를 대고 엎드린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중 오후 공판 진행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7분쯤 특검의 주신문이 끝나고, 김 씨 변호인 측이 휴정을 요청했다. 김 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재판부 역시 10분간의 휴정을 받아들였다.
김 씨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교정직원들에 거의 끌려가다시피 실려 나갔다. 이후 김 씨가 퇴정한 상태로 재판이 진행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