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황 전 총리와 같은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수사도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향한 관심이 높다. 전 씨가 '부정선거' '계엄 옹호' 등 황 전 총리와 같은 행보를 보인 데다, 그도 고발당한 사건이 여럿이기 때문이다.
전 씨 관련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사이 전 씨는 아예 미국으로 떠나 극단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본인 행위는 "표현의 자유"로 주장하지만, 자신을 향한 고발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다"며 으름장을 놓는 등 모순적 태도도 눈에 띈다. 일각에선 경찰의 '전한길 봐주기'를 의심하며 체포 필요성도 제기한다.

내란 특검팀은 11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황 전 총리를 체포했다. 자택 등 압수수색에다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황 전 총리가 내란·선전선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건을 넘겨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황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당일 본인 페이스북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며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게재했다.
이로써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이들 상당수가 고강도 수사를 받는 상황에 놓였다. 예컨대 전광훈 서울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이른바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출국금지를 당하고 수사를 받고 있다. 또 12·3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별건이지만 올 3월 "우파 가치 실현"을 주장하며 당시 부산교육감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하는 등 선거운동을 벌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다음 시선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로 향하고 있다. 전 씨도 내란선전·선동 혐의를 포함해 피소된 사건이 최소 5건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헌재가 탄핵 인용하면 국민들이 헌재 휩쓴다" 등 발언으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으로부터 내란선동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사세행은 이번에 체포된 황 전 총리를 고발한 단체이기도 하다.
전 씨에 대한 고발은 최근까지도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23일 전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전 씨가 본인 유튜브 영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사업으로 1조 원 이상의 비자금을 싱가포르에 숨겼고,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의 관계로 만들어진 혼외자와 연관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민주당은 올 5월 7일에도 "전한길뉴스가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성비균형' 발언을 '성소수자'로 왜곡 보도했다"며 전 씨를 고발한 바 있다.

문제는 전 씨 관련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세행이 올 2월 고발한 사건은 한 해가 거의 다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민주당이 고발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전 씨 내란선전·선동 등 혐의 수사를 책임지는 정명진 서울청 안보수사과장은 '전 씨 수사 상황' '전 씨 출석조사는 이뤄졌는지' 등을 묻는 일요신문 질의에 "아직 수사 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고발인 측에선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전한길 소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찰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이 이례적으로 많이 흘렀는데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전광훈 목사만 하더라도 이른바 '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출국 금지까지 당한 바 있는데, 전한길은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이 정도면 경찰이 드러내놓고 봐주는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선 전 씨를 미국에서 체포해 와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 상황이다. 전 씨가 지난 11월 6일 지인 말을 인용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잡아 남산 나무에 매달면 현상금 1억" 발언을 하자, 허영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 당국과 협의해 전 씨를 체포 및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응답했다.
정작 전 씨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는 방송에서 "나는 망명하겠다"며 "나를 체포하면 2030세대 청년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전한길뉴스 시청자 97%가 귀국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요신문은 11월 10~12일 전 씨에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기자는 통화·문자·카카오톡·텔레그램·이메일 등을 통해 전 씨에 △수사 상황과 입장 △경찰 출석 요구 있을 시 귀국 계획 △망명은 체포 거부를 뜻하는지, 혹은 수사 자체를 거부한단 의미인지 등을 물었다.
전 씨는 문자와 카카오톡은 읽지 않았다. 텔레그램에서 전 씨가 접속한 기록은 꾸준히 확인됐다. 하지만 전 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자 메시지는 읽지 않았다. 이메일도 읽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전 씨는 본인이 논란을 일으킨 말들은 "표현의 자유"라고 유튜브에서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행위라고 말한다. 전한길뉴스 고문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서는 무분별한 고발과 왜곡 보도로 전한길 선생님 명예와 인격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지해둔 상태다.
일요신문은 이 변호사에 '전 씨 행위만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처럼 비칠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을 묻자 "그렇게 볼 수도 있죠"라고 짧게 답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일요신문에 "경찰도 즉시 전 씨를 체포해 내란선전·선동, 테러 조장, 허위사실 유포 등 강력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