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는 쿠팡 박대준 대표 등을 소환해 사태 책임과 대책을 추궁했다. 박대준 대표는 12월 3일 국회 정무위 현안 질의에서 피해 보상에 대해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보상 범위와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법률적으로 본 건 아니고,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의미이고 그분들에게”라며 말을 아꼈다. 추후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자를 중심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쿠팡 김범석 의장이 책임을 피해가는 모습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범석 의장은 미국 모회사인 쿠팡 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 이후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김범석 의장의 소재와 귀국 여부에 대해 박 대표는 “현재 해외에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귀국 여부는 모르겠지만, 나도 올해 국내에서 만나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청문회를 개최해 김범석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책임을 묻겠다며 압박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이번 사고가 중국 국적 직원의 내부 유출로 벌어졌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충권 의원은 2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출자가 중국 국적자인 전직 직원이라고 한다”며 “쿠팡의 정보를 관리하는 사람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국민이 그 정보를 제공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상휘 의원도 “돈은 대한민국에서 벌고 채용은 중국인, 자선 기부금 이익은 미국이 가져간다”며 이번 사태를 “정보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등 검찰 책임론도 소환됐다.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사건은 지난 4월 엄희준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대해 수사 책임자인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압력을 넣어 불기소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문 부장검사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폭로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여당은 상설특검을 띄우고, 안권섭 법무법인 대륜 대표변호사를 상설특별검사로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불기소 외압 의혹 등 윤석열 검찰이 쿠팡을 비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믿고 쿠팡도 책임경영에 소홀했던 것 아닌가 싶다”며 “원점에서부터 샅샅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강준현 의원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김범석 의장은 기업가나 경영자가 아니라 로비스트, 브로커”라며 “공직자 여러분과 국회 직원 여러분들은 쿠팡 대관(담당자)을 절대 만나지 마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12월 3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왜 이렇게 쿠팡이 오만방자한가 했더니 강한승 전 쿠팡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고, 한덕수 전 총리를 미국 대사관에서 모셨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5년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낸 조 아무개 씨가 쿠팡의 대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몇 년간 대관업무 강화를 위해 국회, 법조계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국민의힘 출신 보좌관들이 현재 쿠팡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쿠팡을 상대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보상책 마련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앞서 여권 한 관계자는 “쿠팡 사태 관련 국회 주무 위원회는 과방위다. 과방위는 여야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최민희 위원장 강성 태도에 비판이 이어지며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과방위 운영도 수시로 마비됐다. 그러다 보니 사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며 “쿠팡 사태 질의 과정에서도 여야 격돌이 이어지면 진상 파악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