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는 2023년 국내 도입 당시 들인 투자금의 3배 수준 가격에 사업권을 매각하게 돼 단기 엑시트 측면에서 성공적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선 김 부사장이 여타 신사업들을 추진했다가 단기간에 폐업한 사례가 반복된 점, 본업인 백화점보다 신사업에 무게를 뒀던 점 등을 들어 한화갤러리아를 이끄는 전반적 경영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2023년 6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연 뒤 점차 매장을 늘려 현재 서울·경기권에 총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465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7월 무렵으로,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와 수수료 부담이 매각 추진의 주요 이유로 알려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최근 F&B(식음료) 업계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고 있어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보다 적절한 시점에 수익을 거두며 매도하고, 현재 시점에 더 맞는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으로 투입하는 것이 더 영리한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개점 초기에 줄을 서서 먹어야 했던 파이브가이즈 1호점도 최근엔 고객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방까지 점포 확대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섰을 것이고,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사업을 단기간에 접으면서 향후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할 다른 신사업의 지속성이나 신뢰도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회사의 장기적 성장 전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 모델을 반복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과거 사업을 벌였다 금세 중단하는 일을 반복했다. 2024년 5월 서울 종로에서 한화푸드테크가 처음 선보인 로봇 우동집 ‘유동’은 개점 한 달 만에 영업을 종료했다. 당시 한화푸드테크는 내부 수리와 성능 개선을 폐점 이유로 제시했으나 업계에선 저조한 소비자 반응과 수익성 문제를 주목하며 사실상 사업 실패로 여겼다. 로봇이 파스타를 조리하는 음식점 ‘파스타X’도 이른바 푸드테크 실험 매장으로 문을 열었다가 1년 남짓 운영 후 지난해 문을 닫았다.

재계에선 이 같은 케이스가 오너 2·3세 경영 수업에 드는 일종의 ‘학습 비용’으로 평가된다. 대주주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었다면 단기간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한 사업을 반복 추진하거나 수년간 적자를 내며 실험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사이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후순위로 밀린 인상이란 시각도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매출(5383억 원)이 전년 대비 23.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31억 원)은 68% 급감했다. 백화점 사업에 대한 김 부사장의 경영 열의와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은 본업인 백화점업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수원)의 경우 짓자마자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매각했는데, 타 백화점 업체들이 계속 리뉴얼이나 투자를 하는 모습과 대조된다”고 분석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매각은) 백화점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의 결정으로 매각 대금은 자체 브랜드 육성과 명품관 재건축 추진 등에 쓰일 예정”이라며 “유동과 파스타X는 베타 테스트 성격 프로젝트로 추진된 것으로, 정식 브랜드 론칭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세일 앤 리스백은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에서 직책을 맡기 전 이뤄졌던 일로, 현재 김 부사장은 명품관 리뉴얼 등 백화점사업 부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