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빕게팅은 기형적인 판매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들은 인스타그램 공지를 통해 특정 날짜와 시간을 지정해 제품을 기습 출시한다. 업체들은 ‘한정 수량’ ‘선착순 마감’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유행에 뒤처지기 싫은 엄마들은 하나에 1만~2만 원인 턱받이를 빕게팅 때마다 몇 개씩 구매한다. 한정 수량에다 1분 1초가 급한 선착순 경쟁에 카드 결제보다 처리가 빠른 ‘무통장 입금’으로 구매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로 자리 잡았다. 업체들도 “‘무통장 입금’ 구매 시 확정이 빠르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하기도 한다.
최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빕게팅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주요 피해 사례는 △배송 지연 △환불 불가 △환불금 축소 △현금영수증 미발행 등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가 발생한 업체 20여 곳의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을 정도다.
‘일요신문i’와 만난 맘카페 회원 A 씨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입히려고 구매했지만 아이가 다 클 때까지 배송을 받지 못했다”며 “10여만 원을 주고 산 턱받이는 내 아이가 아닌 친구의 임신 선물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업체의 지속된 배송 지연 공지에 지쳐 환불을 요구했다”며 “안내받은 사이트에서 환불을 진행하려는데 금액이 이상해 확인해보니 전액이 아닌 ‘1000원’으로 표기돼 있었다”고 말했다. 1만~2만 원대 턱받이 여러 개를 구매해 결제 금액은 10만 원이 넘었지만, 시스템상 환불 예정액은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설정돼 있었던 것이다. B 씨는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돈을 고스란히 날릴 뻔했다”고 토로했다.
‘고의적 현금영수증 미발행’ 의혹도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특정 브랜드 결제창에는 현금영수증을 신청하거나 발급받을 수 있는 기능 자체가 아예 없거나 비활성화돼 있었다.
현행 소득세법 제162조의3에 따르면, 건당 10만 원 이상의 현금 거래 시 소비자의 요청이 없어도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소비자의 인적 사항을 모르더라도 국세청 지정 번호로 자진 발급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미발급 금액의 2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소득세법 제81조의6). 의류 소매업과 SNS 마켓을 포함한 통신판매업은 모두 의무 발행 대상 업종이다.
피해자들은 “현금 장사로 세금은 피하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형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현재 피해 엄마들은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있으며, 해당 브랜드들에 대한 불매 운동과 집단 신고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요청 전에도 의무 발행해야 하는 고액 현금 거래에서 발급 시스템 자체를 누락한 것은 명백한 위법 소지가 있다”며 “사후 조치를 취한다 해도 기존의 미발급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SNS 마켓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탈세를 저질러도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에 퍼져 있다”며 “사업자들이 탈세로 얻는 이익이 적발 시 불이익보다 크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