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25년 4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기준 2025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0조 원으로 2018년 3분기의 영업이익 기록(17조 5700억 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93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0조 원을 뛰어넘었다.
부문별 잠정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TV 부문에서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 4분기 삼성전자 사업부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예상치)는 DS(반도체) 부문에서만 16조~17조 원대를 기록한 반면,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각각 2조 원대와 1조 원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는 마이너스(-) 1000억 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2025년 연간 역대 최대 매출액(연결기준 89조 2025억 원)을 달성했지만, 2016년 이후 첫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의 2025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3조 8538억 원으로 전년 동기(22조 7615억 원) 대비 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9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생활가전·TV 등 본업의 부진이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4분기 LG전자의 HS(생활가전)사업본부 영업이익이 -180억 원에서 -550억 원, MS(TV)사업본부가 -2000억 원에서 -3300억 원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 구조 선순환 목적으로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며 “4분기의 가전 시장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등 각종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해 가전 수요 둔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글로벌 가전 소비 위축이 한국의 가전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당분간 해당 추세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해당 소비 심리 개선이 저가형 제품 중심으로 나타날 경우 고가의 대형가전 위주의 우리 수출 가전의 수혜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가전제품 판매가 급증했지만, 엔데믹(풍토병화) 이후에는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생긴 기저효과에 전세계적인 불황이 겹친 상황”이라며 “loT(사물인터넷), 스탠드TV 등 새로운 가전제품들이 나왔지만 폭발적인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크게 자극할 만한 새로운 아이템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가전업계가 중저가 공세에 이어 하이엔드 제품군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에 따르면 미국·중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1년 7.2%, 2022년 7.8%, 2023년 8.1%, 2024년 9.3%, 2025년 상반기 10.8%로 나타났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가전 업계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 대비 우리나라가 어떻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과제인데 스마트홈, AI 가전, 보안 등이 새로운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면서도 “제품 혁신 내지는 프리미엄을 추구하지만, 가격 문제에 부딪히다 보니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전 산업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도 경쟁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며, 결국에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며 “고가 전략만 고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LG전자 관계자는 “TV 분야를 하드웨어 사업만 보고 있지 않고 플랫폼 사업으로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글로벌 TV 회사들 중에서 자체 OS(운영체제)를 갖추지 못한 회사들에게 LG전자가 OS를 공급해주고 있다”며 “기술 혁신이나 생산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B2B(기업 간 거래), D2C(소비자 직접 판매) 등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많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해당 시장을 잘 공략해 나가겠다”면서 “중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