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현행 법상 종교법인 해산은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는 편이다. 통상 법인 설립허가의 취소 및 해산 절차는 행정 처분 이후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하고, 단순한 정치 개입 의혹만으로는 요건이 충족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종교단체 법인의 정치자금 지급 등을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 보고 해산을 결정한 선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김의택 변호사(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는 최근 뉴시스에 “종교단체가 설립한 법인이 정치자금을 주거나 로비를 한 것이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서 허가 취소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선례가 전혀 없다”며 “상법상 회사의 경우에도 정치자금 등을 지급한 경우에 회사를 해산시킨 전례는 없기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사법적 절차까지 거쳐 종교 법인의 허가가 실제로 취소되더라도 종교 자체는 법인격이 없는 사단법인 형식으로 존재할 수 있어, 법인 취소의 실효적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때문에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해산’ 압박은 법적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압박과 여론전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정교 유착을 문제 삼는 핵심 명분은 정치 개입 의혹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통일교·신천지 관련 정치권 로비와 선거 개입 의혹을 본격 수사 중이다.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은 김태훈 검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좌고우면함 없이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사 대상에는 정치인에 대한 금품 제공, 특정 정당 경선 개입 등 다양한 의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통일교 특검’ 대상에 신천지를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펴며 전선을 넓히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9일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그걸 위반한 소지가 있어 보이는 신천지까지 반드시 (특검에)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통일교·신천지 수사라 쓰고 국민의힘 표적 수사라고 읽는 노골적인 야당 탄압 정치 보복 시도”라며 반발했다.
최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최혁진 의원(무소속) 등 일부 의원들이 이른바 ‘통일교·신천지 방지법’을 발의해 종교법인이 조직적 정치 개입을 할 경우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민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이 법안은 설립허가 취소와 함께 법인 해산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시행을 위해서는 국회와 사법부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정부가 통일교·신천지 문제를 전면화하는 데 정치적 계산이 없을 수 없다. 민주당은 정교유착 문제에 ‘민주주의 방어’라는 정치적 명분을 얹어 중도층 여론 공략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꿀릴 게 하나도 없다”며 신천지 의혹까지 제대로 확대 수사하자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강공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 선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있다. 문제가 무엇이었든 특정 종교를 겨냥한 수사와 제도적 압박이기에 곧바로 ‘종교 탄압’ 저항에 부딪힐 것은 물론, ‘표적 정치’ 논란도 제법 거세질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종교단체 ‘해산’과 같은 극단적 조치는 그 자체로 극렬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조직적 당원 가입을 통한 선거 개입 행위를 ‘헌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종교단체를 해산시키는 행정 명령이 종교의 자유, (정치)표현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침해한다는 논란에 충분히 부딪힐 수 있다.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의욕’에 비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일각에서는 통일교와 신천지 모두 내부 결속력이 강한 편이어서 정치권과 수사당국을 중심으로 한 외부 압박이 곧바로 조직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논란은 정권 초반 정교유착 문제를 양지의 공론장, 제도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해산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설령 가능하더라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가능하며, 뒤따라올 온갖 사회적 잡음과 소란을 정부가 충분히 ‘핸들링’ 가능할지, 앞으로 수사와 입법, 사법 절차의 진전을 지켜보며 가늠할 일이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