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의 포지션
한화 2026시즌의 중심에는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혔던 ‘100억 천재 타자’ 강백호가 존재한다. 한화는 강백호를 영입하면서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지만 강백호에게 공격만 기대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올 시즌 강백호의 포지션이 어디인지, 고정 포지션을 맡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뒤따른다.
김경문 감독의 구상에 있는 강백호의 포지션은 먼저 1루수다. 강백호는 KT 위즈 시절 1루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21시즌에는 1루수로 1068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다. 강백호의 수비 포지션에 대한 김 감독의 설명이다.
“1루수를 맡고 있는 채은성의 나이(36)를 고려했을 때 체력 안배 차원에서 채은성이 지명타자로도 뛰어야 한다. 그럴 때 강백호에게 1루수를 맡길 생각이다. 스프링캠프에서는 강백호가 1루 수비 훈련에 집중할 것이고, 1루수 훈련이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이후 외야 수비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좌익수와 우익수 훈련을 통해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보려고 한다.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예기치 못한 변수가 속출하는데 스프링캠프에선 그런 변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을 것이다.”
강백호는 리그 최고 수준의 배트 스피드를 갖춘 좌타 거포다. 뛰어난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장타 생산과 승부처에 강한 클러치 능력은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 감독도 그 점에 주목했다.
“강백호처럼 좌타자이면서 그토록 뛰어난 배트 스피드를 나타내는 타자들이 드물다. 그 장점을 더 잘 펼쳐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강백호를 도쿄올림픽 대표팀을 통해 처음 만났을 때 아주 좋은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대표팀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화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김 감독에게 강백호의 포수 전향도 고려 대상이냐고 물었다. 김 감독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화가 강백호를 데려온 이유는 타격 때문이다. 그 다음이 수비인데 1루수와 외야수까진 고민의 대상이지만 포수는 아직 아니다. 포수는 최재훈을 중심으로 허인서, 장규현이 더 성장해야 한다. 아직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눈에 띄는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잠재력면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의 포수진이 두터워 지려면 허인서, 장규현의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화의 2026시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신인으로는 내야수 최유빈, 외야수 오재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오재원은 대형 외야수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다. 그는 지난해 유신고에서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42(95타수 42안타) 1홈런 13타점 32도루 OPS 1.199의 성적을 올렸다. 정교한 타격과 빼어난 외야 수비, 주루 능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재원이 1라운드에 지명될 정도로 고등학교 선수치고 레벨이 높은 건 확실하다. 지난 마무리 캠프 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수로서의 재능도 뛰어나지만 야구를 대하는 진중한 태도와 묵직함이 보기 좋았다. 한화의 올 시즌 화두는 최재훈을 뒷받침하는 포수, 그리고 중견수다. 중견수 자리를 두고 여러 선수들을 경쟁시킬 예정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는 선수가 강한 선수다. 그래서 오재원, 이원석 등 골고루 기회를 준 다음 나타난 결과를 보고 판단하고 싶다. 어느 때보다 중견수 자리 다툼이 치열해질 것 같다.”
#마운드 재편, 우려와 기대
한화는 지난해 필승조에서 활약했던 김범수(FA로 KIA행), 한승혁(강백호 보상선수로 KT행)에다 정규시즌 팀이 올린 83승 중 33승을 책임 진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공백이 눈에 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윌켈 에르난데스, 오웬 화이트가 합류했지만 외국인 투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성적이 가늠된다. 한화의 국내 선발 투수들 중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이는 문동주(11승) 한 명이다. 폰세와 와이스가 맡은 역할을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류현진, 문동주까지 4선발을 채운다면 남은 5선발 자리의 적임자가 누가 될지도 궁금하다.
“올해 기대하는 선수들 중 야수에서는 심우준을, 투수에서는 엄상백이 눈에 띈다. 엄상백이 지난해 보인 성적(2025시즌 80⅔이닝 2승7패, 평균자책점 6.58)이 그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올 시즌 자신의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는 충분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다. 스프링캠프 동안에는 선발 5명 외에 5명의 선수들을 더 준비시킬 예정이다. 불펜을 하다 선발을 맡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선발 연습을 하다 불펜으로 가는 건 큰 어려움이 없다. 기존의 선발 투수들 외에는 모두 경쟁 구도에 놓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 감독은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지난해 최고의 성적을 올렸고, 그로 인해 팀 전력에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들이 떠났다고 해서 엄청난 타격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두 선수들이 잘 던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어떤 성적을 낼지 지금으로선 예측만 할 뿐이지만 올 시즌 타선이 뒷받침되고, 수비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한다면 새 외국인 투수들도 충분히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폰세, 와이스가 빠졌다고 준우승을 했던 한화의 전력이 하위권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다. 스프링캠프 동안 지난해보다 더 단단해진 팀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그래서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