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태광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이 비상장 계열사 티시스를 활용해 친인척이 실질 소유한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티시스는 태광그룹 시설관리 업무 등을 이호진 전 회장 처제가 대주주로 있는 ‘안주’와 조카 소유 ‘프로케어’에 제공했다. 안주는 이 전 회장의 처제 신리나 씨가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으며 프로케어는 조카 허지안 씨, 허민경 씨가 각각 50%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2014년 11월 설립됐다.
공정위는 안주(2015년 1월~2024년 12월)와 프로케어(2015년 1월~2022년 6월)가 태광그룹과 장기간 부당 거래를 지속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이 대주주 일가족에게 배당금 형태로 귀속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주와 프로케어는 수년간 매출의 80~90% 이상을 티시스와 거래에 의존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주는 △2022년 119억 원 △2023년 180억 원 △2024년 1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티시스를 통한 매출 비중은 △2022년 95.7%(114억 원) △2023년 96.1%(173억 원) △2024년 92.1%(176억 원)다.
프로케어는 △2018년 115억 원 △2019년 133억 원 △2020년 134억 원 △2021년 135억 원 △2022년 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티시스와 거래 비중은 △2018년 93.0%(107억 원) △2019년 85.7%(114억 원) △2020년 85.8%(115억 원) △2021년 85.9%(116억 원) △2022년 80.3%(76억 원) 등이었다. 2023년부터 티시스와 거래가 끊어지자 매출이 10억 원대로 급락했다.
공정위는 260억 원의 과징금 부과와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고발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태광그룹에 발송했다.
태광그룹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1년 이호진 전 회장 일가 소유 골프장인 휘슬링락CC 건설에 태광그룹 계열사 9곳을 통해 792억 원가량을 부당 지원해 과징금 46억 원이 부과됐다. 2019년에는 티시스와 티시스 자회사 메르뱅이 생산한 김치와 와인을 다른 계열사에 강매하는 등 부당지원한 것에 대해 22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일감 몰아주기나 우회적 자금지원 등 부당 내부거래를 엄정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총수 일가 또는 총수 일가가 20% 이상 주식을 소유한 회사거나 그 회사가 50%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한 자회사 등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사익 편취 행위로 보고 규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과징금 고시를 개정해 공정거래법 반복 위반에 대한 과징금 추가 부과 기준을 기존 최대 8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태광그룹은 앞서 2011년과 2019년, 두 차례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어 이번에 과징금 부과가 결정되면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혐의 내용이 사실로 인정된 것은 아니며 부당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거래들은 수의계약 등이 아닌 경쟁 입찰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정상적인 거래였다”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공정위 전원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조심스럽게 복귀를 타진해 온 이호진 전 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4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9년 징역 3년이 확정됐으며,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후 5년간의 취업 제한 규정이 적용됐으나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며 경영 복귀의 길이 열렸다. 2023년부터 10년간 12조 원 투자 계획을 추진하며 애경산업·동성제약 인수 등 공격적 M&A를 이어가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24년 10월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 취임한 이후 대주주로서 경영 자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대외 소통을 강화하고 있어 이를 경영 복귀를 위한 일종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와 관련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정해진 일정이나 관련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