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국을 찾은 김승수는 대상포진으로 보이니 당장 병원을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병원으로 갔는데 이미 김승수의 얼굴 절반이 수포로 뒤덮인 상황이고, 바로 급성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김승수는 “얼굴 전반이 수포로 뒤덮였고, 포크로 얼굴을 긁는 것 같은 고통이 있었다”며 “혼자 가만히 있어도 신음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승수는 진료 당시 의사에게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승수는 “의사 선생님이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뇌로 가면 반신마비가 되고 눈으로 침투하면 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러스가 기능을 마비시키는 거다”라며 “진료받을 당시 각막까지 침투한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 신경 주위에 무증상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은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병변을 일으킨다. 극심한 통증도 유발한다.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 성인에게 발생한다. 대부분 증상이 피부 일부로 국한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환자는 증상이 전신으로 퍼져 사망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주요 발병 원인은 고령,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장기이식 후 거부 반응 방지를 위한 면역 억제제 복용,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복용 등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다. 질병, 사고,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져서 대상포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경 주위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주로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에 생기지만 얼굴, 팔, 다리 등 신경이 있는 부위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통증과 감각 이상이며, 몸의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증상이 1~3일 이어진 뒤 붉은 발진이 나타나고 열이나 두통도 동반된다. 수포는 2~3주 정도 지속되며 이후 농포, 가피가 형성된 뒤 서서히 사라진다.

대상포진은 주로 피부 병변의 모양을 확인한 뒤 진단한다. 대상포진의 수포는 신경을 따라 무리를 지어 특징적으로 피부에 나타나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전형적인 피부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대상포진은 진단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피부 병변을 긁어 현미경적 검사, 바이러스 배양 검사, 분자 유전자 검사 등을 시행한다.
대상포진 치료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투여가 표준이다. 조기에 투약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손상도 감소시킨다. 통증 조절을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등이 사용되는데 진통제의 종류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선택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앞서 언급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있다. 병변이 치료된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나오면서 신경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통증은 수개월 정도 지속되지만 심하면 수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주로 노인에게 잘 나타난다.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20~50%, 7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50% 정도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 면역 저하 환자 등에서도 발생 위험이 높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면 뇌수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간염이나 폐렴도 일으킬 수 있다. 또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는 다시 잠복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예방 백신이 있기에 60세 이상 성인의 1회 접종이 추천된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