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8일부터 2월 10일까지 올라온 이 대통령의 X 게시글 키워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의 관심사는 ‘외교·소통→민생·부동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는 챗GPT를 이용해 만든 코드를 통해 추출했다.
당선 직후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게시글은 주로 외교와 관련돼 있었다. 6월 이 대통령은 협력, 양국, 관계 등 주요국 정상과 통화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7월에는 국민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 국민 추천제, 국민 사서함, 타운홀미팅 등을 추진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8~9월엔 협력, 관계, 양국, 발전 등이 키워드였다. 이 대통령이 임기 초반 외치에 주력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8월 23일 첫 순방지로 일본을 찾았다. 9월 하순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했다. 이 기간 복구라는 단어도 자주 사용됐다. 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복구 현황을 실시간으로 X에 올렸다.
10월에는 대한민국, 협력, 경주, 정상 등이 자주 언급됐다.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도 자주 언급됐다. 샘 올트먼 오픈AI(open AI) 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허브 구축 등을 논의했기 때문이다. 11월에도 양국·동포 등 외교 관련 용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12월에는 국민, 산업, 성장, 발전, 미래, 반도체, 경제 등의 용어가 눈에 띈다. 12·3 비상계엄 1주년 때 이 대통령은 ‘국민이 지킨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 소식을 올리며 AI 산업 등 미래 산업 육성에 관한 생각을 알렸다.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 본사 부산 이전 소식을 전하며 부산을 해양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1월 28일에는 설탕 부담금 관련 기사에 대해 직접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설탕 부담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글을 설탕 부담금을 매기자는 것으로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1월 29일에는 ‘설탕세’를 비판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섀도복싱”이라며 “반 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 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고, 시행 방침과 의견조회는 전혀 다른데도 ‘설탕세 시행 비난’은 여론조작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2월은 임대, 주택, 부동산 등 부동산 메시지를 쏟아냈다. 수위는 한층 더 세졌다. 2월 2일에는 국민의힘과 직접 충돌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정해준 ‘부동산 배급’에 만족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주장에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시면 어떨까요”라고 응수했다.
2월 7일에는 ‘부자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대한상공회의소와 이를 보도한 언론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산업통상부는 이 보도자료의 작성, 내부 검증, 대외 배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X 정치’, 양날의 검 될 수도
‘X 정치’ 배경엔 이 대통령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56~63%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2월 6일 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58%, ‘잘못하고 있다’는 29%였다.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1월 23일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장중 돌파’에 대해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기업들 주식을 갖고 있는데 한 250조 원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며 “국민연금이 몇 년도에 고갈되느니, 연금을 냈는데 못 받고 죽을 것 같다는 게 거의 다 없어져 버렸다”고 했다.
진보 진영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다. 2월 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1월 말 언급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에 대해 ‘잘한 조치’라는 응답자는 61%로 집계됐다. ‘잘못한 조치’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7%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이 SNS를 활용해 직접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시민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트위터로 업무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21대 대선 때는 “제가 SNS를 통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이 없었으면 살아남았겠느냐”며 “언론들의 왜곡, 가짜 정보에 옛날에 가루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자신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대통령이 정제된 언어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모든 사람이 이재명의 X를 본다.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올 수 있다”며 “(정책은) 주목을 못 받는데 그런 것들을 대통령이 이슈파이팅을 해서 주목받고, 불리한 이슈는 덜 주목 받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여론을 수렴하거나 떠보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2025년 12월과 지난 1월 정청래 대표는 ‘전 당원 1인 1표제’를 추진했다. 이는 ‘명청 갈등설’에 불을 지폈다. 1월 22일에는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 발표로 내분이 격화됐다. 여당이 대통령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친명계를 중심으로 분출했다. 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 출신인 전준철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했다가 무산되자 ‘집권 야당’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았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불만을 드러냈다.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출범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 20%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28일에만 8개의 게시글을 올렸다. 2월 10일 국무회의에서는 “국제질서의 변화,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진화 속도가 우리의 예측을 훨씬 넘어서고 있어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바로 뒤처지는 엄중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당의 실책 때문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SNS에 곧바로 써버리면 정제된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크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의 ‘X 정치’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다. 향후 정책이 실패하거나 문제가 될 경우 그 책임이 대통령 개인에 쏠릴 수 있어서다. 설화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 1월 18대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취지의 주장을 당시 트위터에 올렸다. 이는 12·3 비상계엄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 논란 때 재조명되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