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A 씨는 자녀 담임 B 씨에게 수행평가 결과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육활동 침해 신고를 당했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A 씨의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특별교육 12시간 이수 조치를 통보했다.
이에 A 씨는 단순한 말다툼에 불과하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B 씨에게 “아이가 쓴 게 지금 현 이슈를 아주 잘 캐치(이해)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다”며 수행평가 결과에 불만을 제기했다.
B 씨는 A 씨 자녀의 수행평가 결과가 보통(B등급)이라고 설명했으나 A 씨는 자신의 교직 경력을 언급하며 “저도 깐깐하게 수행평가를 한다”, “제가 선생님보다 교직 경력도 많고 사명감도 훨씬 높을 것 같은데요”라면서 항의했다.
또 “먼저 인성부터 쌓으셔야겠네요, 후배님”, “야 요즘 어린 것들이 정말 싸가지 없다더니만”, “초등학교 교사가 왜 학교 와서 노느냐 이런 말을 듣는지 이제 알겠네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일방적으로 자기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정당한 근거 없이 피해 교원의 평가가 잘못됐다고 반복하고 초등학교 교사 전체를 폄하하는 욕설 내지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해 B 씨를 비난했다”며 “정당한 의견제시의 방식과 한계를 벗어나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한편 A 씨는 B 씨와 통화 이후에도 학교에서 약 1시간 가량 항의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 씨는 학교가 마련한 중재 자리에서도 ‘B 씨가 먼저 잘못했다’며 고성을 질러 B 씨가 학급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어느 모로 보나 A 씨의 행위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특별교육 12시간 이수 처분이 과도하지도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B 씨는 상당한 모욕감과 직업적 혼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며 “교육활동 침해 정도는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는 현재까지도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B 씨를 탓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B 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담임 교체가 이뤄지는 등 유의미한 관계 회복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면서 “해당 조치가 무겁다고 볼 수 없고 이로써 달성할 수 있는 교원·교육활동 보호 등 공익은 그보다 월등하다”고 판시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