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본격 추진된 세마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오산시 양산동 580번지 일원 31만 5134㎡ 규모 부지에 7000여 세대의 주거단지와 학교·공원·도로 등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DL이앤씨 출자회사이자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오산랜드)가 진행한다. 시공사는 DL이앤씨가 맡았다.
해당 지역 토지 매입 절차는 1997년부터 진행돼왔고, 현재 토지주들은 약 9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10여 년째 추진해 온 사업은 진전이 없는 상태고, 2024년 오산시가 세마1구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을 반려한 뒤 양측의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협의회가 주장하는 의혹의 핵심은 '지분 쪼개기'와 '환매조건부 이면계약'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2021년 4월 DL이앤씨 사업 관계자들이 오산랜드가 보유한 세마1구역 내 토지 25필지를 자사 임직원 25명에게 헐값으로 매각했다고 적시했다.
토지주협의회에 따르면 당시 토지 시세는 3.3㎡당 약 350만 원 수준이었으나, 이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거래돼 오산랜드 입장에서는 약 94억 6251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개발법상 사업 제안을 위해서는 토지 면적의 3분의 2 이상 및 토지 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DL이앤씨가 자회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임직원 명의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토지 소유자 수를 늘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토지주들은 DL이앤씨 측이 자사 임직원인 신규 토지 매수자들로부터 향후 회사가 토지를 다시 매입하는 조건의 '환매조건부 이면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차명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다.
토지주들에 따르면 DL이앤씨가 토지를 매수하는 임직원들의 투자원금과 이자, 취득세 등 제반 비용 일체를 보전해주고, 회사의 요구 시 즉시 환매에 응해야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토지주협의회는 이런 이면계약의 존재 자체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실명법상 토지 소유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고 타인에게 등기만 빌려주는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고소 사실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2021년 토지주들이 같은 건으로 고소했을 당시 경찰로부터 불기소 불송치 결정을 받은 사안"이라면서 "사업과 관련된 진행 사항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또다시 고소한 내막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주들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선 "토지 매각 과정에서 두 곳의 감정평가를 받아 두 곳의 평균 금액으로 매각을 해 문제가 없다"면서 "환매조건부 이면계약이 아닌 통상적으로 체결하는 매입 약정이며, 지난 경찰 조사에서도 밝혀졌지만 법인에서 개인에게 돈이 전달된 적이 없다. 회사 요구 시 일방적으로 환매에 응해야 한다는 조건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DL 측은 "오산랜드가 임직원들에게 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금융지원도 없었으며, 매각의 목적도 사업을 방해할 목적이 아닌 정체된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실제로 토지주들은 2021년 9월 같은 사안으로 DL이앤씨 관계자들을 고소했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처리됐다. 토지주협의회 측은 "당시 제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증인과 증거를 확보하면서 또다시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마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2019년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도시관리계획 심의에서 부결됐으며, 이후 오산시도 2024년 12월 일정기간 내 토지 소유자 수 증가를 위한 매도 행위가 도시개발업무지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양측의 공방전으로 세마1구역 주민들의 염원은 짓밟히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개발 공백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야 했고, 인근의 세교지구와의 정주 환경 격차는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사업이 넘어야 할 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는 세마1구역 개발 부지가 국가 사적인 독산성과 인접해 문화재 보존과 경관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 개발 타당성 부족 판단을 내렸다.
이처럼 다양한 난관에 놓인 상태에서 시행사 측은 지난 2월 13일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서를 오산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토지주들이 제기한 지분 쪼개기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같은 사유로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토지주협의회 관계자는 "재벌기업인 DL이 지분 쪼개기를 통해 시공권과 추진위, 나아가 조합까지 장악하는 독단적이고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사업이 전체 토지 소유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PFV 지분을 보유한 시행사로서, 사업 승인을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토지주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차례 연락을 하고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지주들이) 고소나 고발로만 해결하려고 해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토지주협의회는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우릴 상대로 사업 설명이나 대화 시도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