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원내운영수석부대표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처리 일정을 논의했지만 양당은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추경안을 두고 오찬 회동을 이어갔지만 추경안 처리 시점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4월 9일 본회의 처리 입장을 반복했지만, 우리는 4월 6~8일 대정부 질문을 먼저 한 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4월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회의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를 동시에 가동하면 장관들이 본회의와 예결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정상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 이를 국민은 미흡한 국회 심사라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그렇기에 대정부 질문을 끝낸 뒤 추경 논의를 위한 예결위를 거쳐 늦어도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이 위기 상황을 체감하는 때일수록 여야가 힘을 모아 하루라도 빨리 추경을 심사·처리해야 한다”라면서 “민주당은 4월 9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으로서 대정부 질문을 먼저 하겠다는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충분히 정부에 관련 질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돼 있다”며 “대정부 질문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추경을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여야 정치권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라도 먼저 결과물을 내기 위한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더 협의해서 신속하게 추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야당과 계속 협의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우 의장이 주재한 회의와 오찬 회동에 이어 오후에도 추경안 처리 일정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양당 원내대표 간 일정이 합의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추경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실제 추경 심사 과정에서는 세부 지원 방식을 두고 더 큰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정유사 손실 보전 사업 등 산업계 지원과 함께 소득 하위 50%에 1인당 15만 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선별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와 에너지 취약계층 농수산물 구매 바우처 지원 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둔 현금 살포에는 강하게 반대하며 피해 계층을 세분화한 ‘핀셋 지원’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선심성 추경 의혹 공세와 이에 대한 정부·여당의 방어도 이어질 기미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향해 “선심성 추경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만 유발하게 된다면 결국 추경은 하지 말아야 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번 추경이 어떤 선거를 염두에 두고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중략) 전쟁에 대한 선제적 방파제를 쌓냐의 경쟁”이라며 “이미 다른 나라도 보조금을 통해 이 상황을 대응하고 있어 저희들도 더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