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농구'의 시작을 알릴 매치업은 서울 SK와 고양 소노다. 정규리그에서 SK는 4위, 소노는 5위에 올라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팀은 이전까지 특별한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사건'은 벌어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순위 싸움은 유독 치열하게 전개됐다. 1, 2위에 나란히 오른 창원 LG, 안양 정관장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들이 시즌 최종전에서야 순위가 정해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나왔다. SK와 정관장의 경기에서 SK의 승리 의지가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시소게임으로 흐르던 경기 막판, SK는 자유투를 얻어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두 개의 슈팅 모두 빗나갔다. 특히 두 번째 슈팅은 림을 맞지도 않았다. 이외에도 몇몇 장면에서 SK의 '패배 작전' 의혹이 피어오르고 있다. 결국 승리는 정관장에게 돌아갔다.

SK의 '플레이오프 상대 선택' 논란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쉬운 상대'로 여겨진 소노는 더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규리그 종료 이후 시상식에서 MVP를 받은 이정현은 "아마 SK가 우리를 선택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자극을 느끼고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규리그에서는 소노를 상대로 4승 2패로 앞섰던 SK다. 하지만 소노의 막판 분위기는 그 어느 팀보다 뜨거웠다.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10연승을 달리며 순위를 급격히 끌어올려 플레이오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시기 SK를 꺾기도 했다. MVP와 신인상을 나란히 수상한 이정현과 케빈 켐바오의 상승세에 이목이 집중된다.

또 다른 6강 플레이오프 매치업은 원주 DB와 부산 KCC다. 이들은 2년 만에 다시 봄 농구 무대에서 서로를 만나게 됐다.
2023-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DB는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를 앞세워 강력함을 자랑했다. 강상재, 김종규, 박인웅, 최승욱 등 국내 자원도 힘을 보탰다. 결국 DB는 여유 있는 격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반면 당시 기대를 받았던 KCC의 성적은 저조했다. 기존 송교창, 허웅 등 스타 라인업에 FA 이적으로 최준용까지 가세, '슈퍼팀'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정규리그에서는 주요 자원의 연쇄 부상 등으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우승을 넘보던 이들은 최종 5위에 올라 어렵게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하지만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6강 상대 SK에 시리즈 전적 3-0으로 스윕을 달성, 4강으로 향했다. 4강 상대가 DB였다.
KCC는 6강에서의 기세를 4강까지 그대로 이어갔다. 정규리그 1위팀 DB조차 이들의 상승세를 막기 버거웠다. 특히 정규시즌에서 하락세를 보였던 라건아가 괴력을 선보였고 나머지 슈퍼팀 일원들도 제 몫을 했다. 결국 KCC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승리로 마무리, KBL 역사상 최초 정규리그 5위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뤄냈다.
당시 DB와 KCC의 4강 맞대결은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양팀이 1승씩을 주고받아 승부처로 불리던 3차전에서 논란이 커졌다. 한 해설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다시는 이 따위 게임은 안 나왔으면 한다"는 글을 남겨 주목을 받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던 이들은 2년 만에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당시에도 슈퍼팀으로 불리던 KCC는 그사이 전력을 더욱 강화했다. 기존 송교창, 최준용, 허웅의 국가대표급 라인업에 허훈까지 가세했다. 올 시즌 상황 역시 2년 전과 유사하다. 주요 자원들의 연쇄 부상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 완전체가 돼 돌아왔다. 단기전 승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구성이다.
DB는 2년 전 정규리그 1위 등극을 이끈 로슨과 결별한 이후 헨리 엘런슨을 중심으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정효근, 박인웅, 이유진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선다. 강상재가 부상으로 당장 활용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DB로선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KCC를 상대로 승리한 분위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