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증명서는 건당 30만~40만 원 수준이며, 성적을 세부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성적증명서는 4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 일부 업체는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함께 의뢰할 경우 장당 30만 원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준다며 홍보했다. 샘플을 먼저 제시한 뒤 입금을 받으며 “9년 무사고”, “당일 제작·당일 배송” 등의 문구를 내거는 업체들도 있었다.
한 업체는 “위조 증명서의 진위확인 코드를 조회해도 정상으로 표시된다”며 “진본과 비교해도 식별이 어렵고 제출해도 적발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이 같은 범죄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겨냥해 외국인등록증부터 유학 비자 발급에 필요한 국제 공증 ‘아포스티유’을 50만 원에 위조해 주는 업체도 확인됐다.
아포스티유는 한 국가의 공문서를 다른 협약 가입국에서도 법적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인증 절차다. 최근 호남대학교에 편입한 중국인 유학생 112명이 유학 비자(D-2) 발급 과정에서 아포스티유가 첨부된 학위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위조 업체들은 최근 베트남, 중국 등 외국인 사이에서 공문서 위조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건설 현장 취업을 목적으로 외국인등록증 위조를 의뢰하는 사례가 많으며 유학 비자 발급을 위한 증명서 위조 수요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사문서 위변조죄 등이 포함된 ‘문서·인장 범죄’는 2021년 1만 472건에서 2025년 1만 3737건(잠정)으로 늘며 4년 만에 30% 이상 급증했다.
일부 업체나 기관은 채용 과정에서 위조 증명서의 진위 여부를 일일이 가려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호남대학교 측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허위 학위 논란과 관련해 “이들 유학생이 허위 학력을 제출했는지 알지 못했다”며 “학력 증명에 국제 공증(아포스티유)이 첨부돼 있어 허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채용 시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증명서 사본을 제출받지만 해당 증명서가 위조인지 확인하기 위해 개별 대학 홈페이지를 조회하거나 진위확인 코드를 일일이 검색하지는 않는다”며 “면접 과정에서 관련 경험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법 업체들이 추적이 어려운 해외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당수 업체가 익명성이 강한 텔레그램이나 X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플랫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제작자와 의뢰자 모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각 기관은 제출 서류를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플랫폼에서도 ‘증명서 위조’ 등 특정 키워드를 차단하는 기술적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문서 위조는 형법에 따라 처벌된다. 형법 제225조에 따르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위조된 공문서를 실제로 제출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도 동일 수준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대학 졸업증명서나 성적증명서 등은 발급 주체에 따라 공문서 또는 사문서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나, 사문서 위조로 인정되더라도 형법 제23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대상이다. 특히 위조문서를 활용해 취업이나 입학 등에서 이득을 취할 경우 업무방해죄나 사기죄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