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이런 때일수록 가장 조심해야 할 건강 수칙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탈수’다. 수분 섭취량이 하루 권장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건강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다. 탈수란, 몸에서 배출되는 수분량이 섭취하는 양보다 더 많은 경우를 의미한다. 주로 설사, 과도한 땀 배출, 음주, 고열, 장시간 햇볕 노출 등이 원인이 된다. 물을 마시는 것은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영국의 NHS(국민보건서비스)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하루에 6~8잔(약 1.5~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수분과학 연구소 소장이자 영양학 교수인 스타브로스 A. 카보우라스는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적절한 수분 공급은 소화를 돕고, 신장과 심장 건강에 이롭다. 또한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살펴본 우리 몸이 보내는 탈수의 경고 신호들이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사진=박정훈 기자#갈증이 난다
오랜 시간 물을 마시지 못해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 이것이 탈수의 첫 번째 신호다. 노팅엄대학 위장관 외과 교수이자 체액 및 전해질 균형 전문가인 딜립 로보 교수에 따르면 땀, 소변, 대변, 호흡 등을 통해 체중의 약 2%에 해당하는 수분이 손실되면 우리 뇌는 갈증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더운 날씨로 인해 땀 배출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갈증을 느끼는 날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 외에도 전문가들은 갈증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전해질 음료도 추천한다. 전해질 음료는 신장 기능을 돕고, 땀으로 빠져나간 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탈수로 인한 문제는 신체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연구 결과로 증명됐다. 지난해 ‘응용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영국 리버풀존무어스대학 연구진은 하루 권장량인 1.5리터의 물을 마신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더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보다 앞선 2014년 ‘플로스 원’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요컨대 수분 섭취량이 행복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였다. 이 연구는 성인을 대상으로 수분 섭취량을 늘리거나 줄였을 때 나타나는 감정적인 변화를 조사했으며, 참가자들은 물을 적게 마셨을 때 덜 차분하고, 덜 만족스러워하며, 더 긴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수분 섭취량을 늘린 사람들은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
소변 색이 짙은 노란색이면 수분 부족을, 갈색에 가까운 색이면 탈수 가능성을 시사한다.#소변 냄새가 심하다
NHS에 따르면, 옅은 노란색이거나 거의 투명한 소변은 대체적으로 수분 보충 상태가 양호하다는 신호다. 반면, 짙은 노란색은 수분 부족을, 갈색에 가까운 색은 탈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색상 변화는 소변에 들어있는 노란색 색소인 ‘우로크롬’을 희석할 수 있는 수분이 체내에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탈수 증상이 심할수록 소변색은 더 어둡다.
또한 탈수 상태에서는 소변에서 암모니아 같은 강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소변 색이 짙거나 냄새가 심하다고 해서 항상 탈수가 원인인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약물 복용, 식습관, 감염, 기타 기저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충분히 물을 마셨는데도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판단력이 떨어진다
인체의 약 60%는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뇌의 경우에는 최대 75%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탈수가 뇌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러프버러대학 인간영양학 연구원인 루이스 제임스는 “가벼운 수준의 탈수만으로도 기억력, 집중력, 협응력과 같은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언제 길을 건너는 것이 안전한지 판단하는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증상들은 흔히 ‘브레인 포그’라고 불린다. 이는 머리가 멍한 상태로,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기억력이 저하되는 상태 등을 의미한다.
#두통이 발생한다
우리 몸은 하루에 2~2.5리터의 수분을 자연스럽게 잃는다. 따라서 이를 보충하지 못하면 심한 탈수성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뇌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통증 수용체와 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두통이 유발된다고 추측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탈수성 두통은 물을 마신 후 한두 시간 후면 완화된다. 또한 햇볕을 피하고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면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진다.
또한 ‘임상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물을 충분히 마시면 편두통이 완화될 수 있다. 편두통 역시 탈수에 의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경고 신호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올 수도 있다.#피곤하다
항상 이유없이 피곤하다면, 어쩌면 탈수가 원인일 수 있다.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 결과 무기력해지고, 피곤해지며, 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로보 교수는 특히 노인들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중이 40kg인 80세 노인이 체액 손실로 체중이 줄어들면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연구에 따르면 탈수 상태로 병원에 입원한 고령의 환자들은 입원 기간이 더 길고, 사망률도 6% 더 높다”라고 덧붙였다.
#어지럽다
어지럼증이나 현기증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또 다른 경고 신호다. 로보 교수는 체중의 4%에 해당하는 수분을 잃으면 체온이 과열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상태가 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러움을 느끼고, 심한 경우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탈수는 실신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며, 다섯 명 가운데 두 명은 살면서 한번쯤 실신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S는 실신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한다.
#다리에 쥐가 난다
몇 초에서 길게는 10분까지 지속되는 극심한 통증인 다리 경련(쥐)의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 역시 바로 탈수다.
이에 대해 NHS는 “일부 사람들의 경우, 체내 수분 부족이 염분 수치 감소로 이어져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은 탈수를 통해 소실되는 전해질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해질 손실이 근육 경련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할까? 하루 6~8잔 굿!
NHS가 권장하는 하루 평균 성인이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6~8잔(1.5~2리터)이다. 또한 낮 동안 소변색이 맑고 연한 노란색을 유지하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하루 평균 성인이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6~8잔(1.5~2리터)이다.그렇다고 물을 과도하게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과수분증(수분 과다)’ 위험 때문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체내 전해질, 특히 나트륨 농도를 지나치게 낮춰 오히려 ‘저나트륨혈증’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상태가 되면 수분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체내 세포로 흘러 들어가 세포가 부풀어 오르게 된다. 이런 경우 두통, 착란, 메스꺼움, 구토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발작이나 의식 상실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수분증’은 특히 짧은 시간 동안 신체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물을 마셨을 때 발생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