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무기력증의 가장 큰 원인은 고온다습한 환경이다. 냉방이 잘된 실내와 무덥고 습한 실외를 반복해 오가면서 체온 조절 기능에 부담이 커지고, 심장박동과 호흡, 땀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흐트러지기 쉽다.
또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과 미네랄이 빠져나가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생긴다. 설상가상 차가운 음료를 자주 섭취한다면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영양 불균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강한 자외선 역시 피로감과 무기력, 수면의 질 저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처럼 여름철 무기력증은 무더위와 냉방, 탈수, 불균형한 식사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나타난다.
#추천 식품 ①돼지고기
무기력감을 줄이려면 비타민 B1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부족하면 피로감을 쉬이 느끼게 된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은 돼지고기다. 양질의 단백질도 풍부해 여름철 체력 관리에도 유용하다.

#추천 식품 ②새콤한 식재료
매실 장아찌(우메보시), 레몬, 키위, 식초처럼 신맛이 나는 식품은 떨어진 입맛을 되살리기에 제격이다. 침과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영양소 흡수를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신맛의 주요 성분인 구연산(시트르산)은 피로감 완화에 효과적이며, 여름철 무기력으로 인한 나른함을 덜어주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매실은 구연산과 폴리페놀 등 다양한 유기산 성분을 함유한 데다, 땀을 많이 흘릴 때 손실되기 쉬운 나트륨·마그네슘·칼륨 등 미네랄도 함께 보충할 수 있다. 여름철 식탁에 더없이 좋다.
#추천 식품 ③블루베리
여름철 건강을 지키려면 장 컨디션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교토부립대학교 아오이 와타루 교수는 “더위로 식욕이 떨어지고 몸이 계속 나른한 증상은 장내 환경이 악화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름이 제철인 블루베리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일이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폴리페놀은 강한 항산화 성분이지만,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어 유익균 활동을 돕고 장내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블루베리를 한두 번 먹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오이 교수는 “블루베리를 포함해 요구르트, 식이섬유 등을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마토와 오이는 여름철 대표 채소다. 수분과 칼륨이 풍부해 체온을 낮추고 땀으로 손실된 수분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데도 좋다. 또한, 비타민 C도 함유하고 있어 스트레스 완화와 면역력 유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먼저 토마토는 라이코펜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기름과 함께 가열하면 라이코펜의 흡수율이 높아지는 만큼, 양파나 파프리카를 곁들여 수프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고기를 넣으면 단백질과 포만감이 올라가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오이는 수분 함량이 약 95%에 달한다. 칼륨도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적합하며, 칼로리가 낮고 아삭한 식감 덕분에 샐러드나 냉국,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추천 식품 ⑤카레
카레는 다양한 향신료를 활용해 만드는 음식이다. 강황과 커민 등 카레에 사용되는 향신료 종류에 따라 식욕 증진, 혈액순환, 장 건강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채소를 듬뿍 넣은 카레는 평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를 함께 보충할 수 있어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싶다면 닭고기를 넣거나 반숙 달걀을 곁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덥다고 국수나 우동처럼 탄수화물 위주의 간단한 식사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식사가 반복되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가 부족해져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지 않고 무기력감을 느끼기 쉽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수분 보충에도 신경 써야 한다. 물만 마시고 염분이나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전해질 균형이 깨져 피로감과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아이스커피를 찾는 일이 잦아진다. 커피의 이뇨 작용 때문에 ‘많이 마시면 탈수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 쉽지만, 내과·당뇨병 전문의 이치하라 유미에 박사는 “일반적인 양의 블랙커피라면 탈수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여름에 수분 보충을 커피에만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무가당 커피는 혈당을 크게 높이지 않지만, 설탕이나 시럽을 넣은 커피와 일부 시판 커피 음료에는 각설탕 여러 개에 해당하는 당분이 들어 있어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중요하다. 저녁 이후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수면 부족은 인슐린 기능을 저하시켜 혈당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에는 물이나 보리차를 기본으로 충분히 수분을 보충하고,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적당량 즐기는 편이 바람직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