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뜨거나 어두운 안색·부은 눈꺼풀·입술 색소 침착 등… 혈액검사서 이상 수치 나타나기 전부터 알 수 있어
[일요신문] 문득 거울을 보는데 안색이 칙칙하거나 혹은 눈이 부어있다면 대개는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겨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가 어쩌면 ‘침묵의 장기’인 신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신장은 기능이 상당 부분 떨어질 때까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장 질환을 조기 발견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장 기능 저하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얼굴의 변화로는 창백하거나 누렇게 뜬 안색, 아침마다 붓는 눈꺼풀, 칙칙하고 어두워진 피부, 색이 짙어진 입술 등이 있다. 얼굴에 나타나는 신장 이상 징후는 무엇이며, 이미 손상된 신장의 기능 저하를 늦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은 ‘데일리메일’이 소개하는 얼굴에 먼저 나타나는 신장질환의 이상 신호들이다.
신장 기능 저하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얼굴의 변화로는 창백하거나 누렇게 뜬 안색, 아침마다 붓는 눈꺼풀, 칙칙하고 어두워진 피부, 색이 짙어진 입술 등이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신장은 비록 크기는 주먹만 한 정도로 작지만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시스템을 뒷받침할 만큼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컨대 몸의 지속적인 여과 시스템 역할을 하며, 혈액에서 노폐물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해 이를 소변으로 배출하기도 한다.
신장이 손상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다. 신장질환은 초기 단계에서는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따라서 피로감, 메스꺼움, 다리 부종처럼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신장 기능이 상당 부분 저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신장에 나타난 이상 징후를 조금 더 일찍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와 관련, 최근 몇 년 사이 임상 연구를 통해 주목받는 관련 신체 부위가 하나 있다. 바로 얼굴이다. 요컨대 혈액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거울 속 얼굴이 미묘한 경고 신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아래와 같은 얼굴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보다 자세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창백하거나 누렇게 뜬 안색
건강한 안색은 따뜻한 느낌과 함께 발그스레한 혈색이 돈다. 이는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피부 표면 가까이 원활하게 순환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혈색이 달라진다.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누렇게 뜨면서 생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신장 기능 이상과 관련해 과학적으로 가장 근거가 뚜렷한 얼굴에 나타나는 변화 가운데 하나다.
건강한 신장에서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되며, EPO는 골수에 신호를 보내 적혈구를 만들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EPO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적혈구는 폐에서 흡수한 산소를 온몸 구석구석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만일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각 조직은 필요한 만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신체에서 가장 큰 기관인 피부는 이러한 산소 부족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다.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피부는 건강한 분홍빛 생기를 잃고 창백하거나 칙칙하고 누렇게 뜬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부은 눈꺼풀과 얼굴 부종
건강한 얼굴은 윤곽이 비교적 또렷하다. 두 눈을 비롯해 볼과 턱선의 윤곽이 그렇다. 하지만 체내에 수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이러한 윤곽이 흐릿해지거나 사라질 수 있다.
눈 주위의 붓기와 전반적인 얼굴 부종은 신장 기능의 이상을 나타내는 가장 확실한 징후 가운데 하나다. 건강한 신장은 단백질과 전해질의 균형을 정교하게 유지해 혈관 내에 수분이 그대로 머물게 한다. 하지만 신장이 손상되면 나트륨과 수분을 걸러내는 능력이 저하되면서 혈관 안의 수분이 조직으로 역류해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몸이 붓게 된다.
당뇨병은 신장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이다.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또한 손상된 신장은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을 소변으로 과도하게 배출한다. 알부민은 평소 스펀지처럼 작용해 수분을 혈관 안에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알부민이 소실되면 수분이 혈관 밖 주변 조직으로 새어 나가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특히 눈꺼풀은 이러한 수분 축적에 취약하다. 눈 주위의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얇고 느슨하며, 그 아래에 체액을 붙잡아둘 근육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아침에 눈을 뜨면 붓기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부위가 눈인 경우가 많다. 밤새 바른 자세로 누워 있는 동안 수분이 눈 주변에 고였기 때문이다.
부종이 더 심하게 진행되면 얼굴 전체가 둥글거나 통통해 보이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피부가 일시적으로 움푹 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부종의 전형적인 징후 가운데 하나다.
#칙칙하고 어두운 안색
칙칙하게 잿빛을 띠거나 어두워진 안색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신장 이상의 신호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요소를 비롯해 크레아티닌 및 기타 독성 물질을 포함한 노폐물이 혈액 속에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요독증이라고 한다.
피부에는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어 혈액의 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피부는 다른 기관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노폐물의 축적 상태를 나타내곤 한다. 이를테면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축적되는 노폐물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의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베타-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MSH) 수치가 높아지면 멜라닌 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수 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는 본래의 색조를 잃고 잿빛이나 탁하고 어두운 색을 띠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부가 구릿빛이나 황색을 띠기도 하는데 이는 독성 물질과 색소 형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함께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신장질환 환자들 사이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연구에 따르면 색소 변화는 만성신장질환(CKD) 환자의 25~70%에서 나타난다. 투석을 받는 환자의 경우 그 비율은 약 65%까지 올라가며, 아직 투석을 받지 않는 만성 환자들의 경우에는 약 37%에서 이러한 변화가 관찰된다.
#입술 색소 침착
건강한 입술은 보통 분홍색이나 붉은색을 띤다. 이는 원활한 혈액 순환과 혈액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입술은 다른 빛을 띠게 된다. 갈색 반점이 생기거나 입술 전체가 어두워지는 등 비정상적인 색소 침착이 발생한다. 이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구강 증상 가운데 하나다. 연구에 따르면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말기 신장질환 환자의 약 40%에서 이런 증상은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 역시 호르몬 축적과 관련이 있다. 건강한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생성된 호르몬도 걸러낸다. 그러나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베타-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을 걸러내는 능력도 함께 소실된다. 피부와 입술의 색소와 관련된 이 호르몬이 혈액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멜라닌 세포가 더 많은 색소를 생성하도록 유도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입술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거나, 심한 경우 입안 점막까지도 색이 짙어질 수 있다.
생활 습관만 챙겨도 예방은 충분
신장이 손상되는 것은 생활 습관만으로도 어느 정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혹은 이미 손상이 진행됐다고 해도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가능한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진=일요신문DB#식습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다. 즉, 식습관만 바꿔도 신장이 망가질 위험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식물성 식단은 만성 신장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식단 위주로 식사한 사람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신장 손장의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단백뇨 발생 비율이 약 20% 낮았으며, 신장질환 발생 확률도 약 30% 낮았다.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300mg 이하로 줄이고 당류 섭취를 제한하는 식습관도 신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가공식품에는 손상된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인과 칼륨 첨가물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인 신체활동 역시 신장 건강을 지키는 핵심 예방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주일에 중간 강도의 운동을 150분 실시하고, 여기에 더해 주 2일 근력운동을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최근 연구에서도 운동이 신장 기능에 직접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5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에 따르면, 중간 강도의 적당한 운동은 신장 기능의 핵심 측정 지표인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의 감소 속도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관리
고혈압은 신부전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다. 따라서 가능한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당 관리
당뇨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의 신장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따라서 혈당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역시 신장 건강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진통제
의사의 처방전 없이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진통제는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특히 신장질환, 당뇨병, 고혈압이 있는 경우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만성 통증 때문에 이런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보다 안전한 대체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