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국내 의료기기 법인 신설
지난 10월 1일 후지필름이 국내에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후지필름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28억 3000만 원이며 이사회에는 히구치 준 후지필름 메디컬시스템사업부장과 아이바 코헤이 메디컬시스템사업부 내시경사업부장 등 후지필름 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후지필름은 헬스케어와 반도체 소재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내시경·초음파·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영상 진단장비부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그룹 지주사인 후지필름홀딩스의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헬스케어 부문 매출은 1조 989억 엔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했다. 카메라·필름 등을 담당하는 이미징 부문 매출(6271억 엔)의 약 1.8배다.
한국후지필름헬스케어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지분 투자를 하고 법인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아직 인력 채용도 이뤄지지 않았고 이제부터 준비해나가야 해서 구체적인 답변이 상당히 어렵다. 내년 사업 준비가 진행되는 시점에 공식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의료 인프라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의 사업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한국은 건강검진 분야 최선진국으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다. 소화기내과와 영상의학과 등 숙련된 의료진과 융합된 기술을 선보이기에 좋은 테스트 베드”라며 “한국을 하나의 판매망으로 보지 않고 연구개발(R&D) 분야와 접목시켜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을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앞서 후지필름은 지난 2022년 한국후지필름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하고 국내 세포배양배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법인은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제조에 필요한 맞춤형 세포배양배지를 공급하고 있다. 세포배양배지는 세포 성장과 증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핵심 소재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에 사용된다.
#"카메라와 의료기기 기술적 연관성 높아"
전통적인 카메라·필름 글로벌 기업들은 스마트폰 보급과 카메라 성능 향상으로 기존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이 의료기기다. 정윤택 원장은 “카메라의 광학 영상 센서와 초정밀 렌즈 등은 복강경 내시경 등 수술용 내시경에 기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며 “영상처리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기술 역시 의료영상 판독 등에 접목할 수 있어 기술적 연관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캐논메디칼시스템즈코리아가 영상 진단장비 등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롯데지주와 일본 캐논이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해 세운 합작법인 캐논코리아도 안과용 진단장비 등 소형 장비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캐논코리아 메디컬 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282억 원으로 3년 만에 3.3배 증가했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소형 의료기기 시장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은 해당 시장이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복합기나 카메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내에 마련된 연구·프로그램 개발 팀 인력들과 협력해 소형 의료기기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기존에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유통망을 갖고 있다 보니 시너지를 낼 사업군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닥도 한국 사업을 글로벌 라이선스 전략의 성공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코닥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던웍스와의 협력을 소개하며 한국에서의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일본·대만 시장까지 진출했으며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닥은 한국 기업 프리닉스에도 브랜드 사용권을 제공해 즉석카메라와 포토프린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카메라·필름 기업들이 헬스케어나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며 “한국은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높은 디지털 기술 수준,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시장을 갖춰 신사업을 확대하기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