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급 하향의 배경에는 인력 부족에 따른 고위험군 비율 조정 방침이 있었다. 법무부는 당시 전체 특정범죄 전자감독 대상자 가운데 ‘고위험’ 등급 비율을 15% 안팎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최 씨를 관리하던 인천서부 보호관찰소도 2021년 12월 전체 대상자의 30%였던 고위험군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문제는 관리 등급을 낮추는 과정에서 재범 위험에 대한 평가와 보완 조치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감독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감독 관리 등급은 ‘1 대 1’, ‘고위험’, ‘집중’, ‘일반’으로 나뉘며 등급에 따라 대면 면담 주기 등이 달라진다.
법무부는 최 씨가 평소 지도·감독에 순응하고 중독상담과 정신과·심리치료에 성실히 참여한 점을 등급 하향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최 씨에게는 흉기를 이용한 범죄를 반복한 전력이 있었다. 2004년에는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처벌받았고, 2007년에는 당시 동거하던 전처와 다투다 흉기로 찌르는 등 전과 10범 이상의 범죄 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전처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인미수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당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도 14점으로 ‘높음’ 판정을 받았다. 이에 법무부는 2019년 2월 출소한 최 씨를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했다. 최 씨는 출소 이후에도 2021년 3회, 2022~2024년 각각 1회씩 모두 여섯 차례 외출 제한을 어겼다. 특히 2021년의 세 차례 위반은 고위험에서 집중으로 등급을 낮추기 전에 발생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범행과 흉기 소지 등 반복된 위험 징후를 종합해 위험성을 더 면밀히 평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된 보호관찰 인력으로 충분히 관리하기 어려운 현실인 만큼, 분류 심사를 정교하게 하고 위험도에 따라 감독 강도를 달리해야 한다”며 “보호관찰과 교정시설 수감 사이에 보호감호 등 중간 단계의 조치도 검토해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행 전 위험 징후에 대한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9월 9일 최 씨가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중 흉기를 소지했다는 신고를 접수했지만, 피의자 조사는 27일 뒤인 10월 6일에야 진행했다. 경찰은 같은 날 담당 보호관찰소에 관련 내용을 유선으로 통보했다.
법무부는 통보를 받고도 최 씨가 사람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사건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해 관리 등급을 유지했다. 대신 흉기 소지 금지 준수사항 추가를 추진하고 면담과 현장 점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담당 보호관찰관은 범행 당일 최 씨와 면담하고 함께 식사하면서도 배낭에 든 흉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상담기관에는 입건 정보조차 전달되지 않았다. 최 씨는 범행 전 넉 달 동안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상담·프로그램에 68차례 참여했고 당일에도 면담했다. 그러나 센터는 입건 사실을 모른 채 위기 징후가 없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경찰이 센터에 입건 사실을 통보하는 절차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자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인력 증원과 함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지도·감독 인력 234명이 전자감독 대상자 약 4700명을 맡아 1인당 평균 20명가량을 관리한다. 최 씨의 등급을 낮출 당시 담당 보호관찰관도 최 씨를 포함해 18명을 맡고 있었다. 이에 법무부는 내년에 전자감독 인력 46명을 증원하고 보호관찰소 보안 장비와 운영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위험 징후를 판단·공유하는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도를 평가하는 간이 도구는 있지만 활용 방식이 담당자마다 다를 수 있고, 여러 전문가가 함께 판단하는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AI 기반 위험 경고 체계 등을 마련해 현장 판단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수는 “보호관찰소가 현장 경찰, 관계 기관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