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로는 뉴미디어의 ‘정치 수단화’를 들 수 있다.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가 정치판의 중요한 ‘무기’가 되면서 국감의 질적 저하가 한층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측면은 이른바 ‘쇼츠 경쟁’이다. 자극적인 장면만을 골라 짧게 편집해 너나 할 것 없이 올리는 경쟁이 특히 이번 국감을 지배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쇼츠에서는 ‘맥락’이 중요하지 않다.

상황이 이러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나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논리를 앞세워 따지거나 국민이 몰랐던 사실을 국감을 통해 알리는 국회의원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고, 국감장에는 설전과 고함만이 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는 40년 넘게 사회과학을 전공하면서 사회현상에도 이른바 ‘관성의 법칙’이 작용된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권의 뉴미디어 의존도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내년 국감은 올해보다 더욱 가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현재 국회 의석 분포가 특정 정당, 즉 여당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보유한 상황에서는 국감의 본래 취지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여당은 행정부 견제보다 정권 방어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감 증인 채택 과정에서부터 드러난다. 올해 국감에서 채택된 일반증인 수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고,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인사와 부동산·금융정책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한 핵심 인사들도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대목은 지난해 국감 당시에도 이재명 정부가 집권하고 있었고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왜 올해 유독 증인 수가 급감했느냐는 점이다.
2025년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여서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던 만큼 여당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국감에 임할 수 있었던 반면, 올해는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정권 방어에 더욱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내년 국감은 더 엉망이 될 공산이 크다. ‘대통령 지지율 필연적 하락의 법칙’에 따르면,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 지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국감이 제 기능을 되찾는 방법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당장 제도 보완만으로 현재의 국감 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국감이 이렇게 부실하게 된 원인이 제도적 미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의 국감이 엉망인 것은 국회의원들이 뉴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들에게 쇼츠를 비롯한 뉴미디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
또한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번번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에게, 여당이기 이전에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 그런 요청이 받아들여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 유권자들이 21대와 22대 국회의 교훈을 잊지 말고, 다음 총선 때는 하나의 정당에 의석을 몰아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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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journalis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