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이 조달청에 차기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로 웹케시 컨소시엄의 자격 여부를 지적한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임준선 기자
지난 5월 27일 공단이 서울지방조달청에 차기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로 웹케시의 자격 여부를 지적한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더욱이 공단이 지난 2일 현 사업자인 스포츠토토(주)에 사업 연장을 요청함에 따라 당초 우려됐던 ‘시간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공단을 향한 비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공단에서는 올해 초 5월 중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고 본계약과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오는 7월 3일부터 새로운 사업자가 수탁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계획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사업자 선정 이후 불과 5~6주 만에 인수인계를 마치고 영업을 개시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사천리로 진행해도 촉박할 판에 공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차기 사업 개시가 더 늦어졌다. 업계에서는 “공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꾸려 한다”, “공단이 조달청에 웹케시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할 것을 요청했다”는 등의 얘기로 퍼져나갔다. 공단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조달청에 요청한 것일 뿐”이라면서 “확인이 끝날 때까지 계약은 일단 유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공단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것 같다”며 “공단이 제기한 이의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데다 이제 와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면 더 큰 파문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공단이 문제 삼은 부분은 위탁운영비와 관련해 제안서상 금액과 실제 써낸 금액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경쟁입찰 시 제안서 발표 때와 실제 투찰(입찰 가격을 적은 서류를 입찰함에 넣는 것)의 금액은 차이가 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경쟁입찰에서 가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야 하는 절대 중요 요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스포츠토토 입찰에 참여한 6개 컨소시엄 중 오텍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컨소시엄이 모두 제안서와 투찰 서류상 위탁운영비 금액에 차이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공단이 굳이 서류상 가격 차이를 문제 삼아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시비를 따지고 드는 셈이다. 공단이 저의를 갖고 있다거나 로비 의혹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공단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펄쩍 뛴다. 6개 중 5개 컨소시엄이 가격 차이를 보였지만 웹케시 측 차이가 커도 너무 컸다는 것이다. 다른 컨소시엄은 2~11% 차이가 났지만 웹케시 컨소시엄은 무려 21.5%나 차이를 보였다는 것. 공단 관계자는 “국책사업에 의혹이 있을 수 없다”며 “오히려 그럴수록 더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잡음이 일더라도 최대한 투명하게 하고 갈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문제는 과연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느냐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변경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공단 측이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웹케시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된다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만약 변경된다면 그 다음 절차가 어떻게 될까. 공단 관계자는 “협상 적격자는 5개 컨소시엄이 더 있다”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2순위, 3순위 순서로 차례차례 협상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재입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때에 따라서는 그것(재입찰)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순위, 3순위 정도에서 끝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입찰에서 2순위는 팬택씨앤아이, 3순위는 삼천리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까지 달라고 요청한 조달청의 회신은 지난 5일 현재 오지 않았다. 공단 관계자는 “조달청 회신을 보고 그 다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