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4-0으로 이긴 경기라 골의 감흥이 크진 않았어요. 그래도 페예노르트와 2위 자리를 놓고 1점 차 승부를 벌이고 있는 터라 후기리그 6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에선 승부도, 골득실도 여간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고무적인 일은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동료 선수들이 하나둘씩 다시 그라운드에 나오고 있고 팀 분위기도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으며 긴장감을 내뿜고 있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연승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가져봅니다.
몰디브전 이야기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네요. 이상하게도 2002월드컵 이후 개인적으론 베트남, 오만전에 이어 이번 몰디브전까지 일명 선수들의 ‘지뢰밭’이라 불리는 치욕스런 게임에는 묘하게 피해 가는 행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게임에 출전한 선수들보다는 그 후유증이 덜하겠지만 결국 ‘한솥밥’을 먹는 입장에선 저 또한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영표형이 몰디브전에 뛰었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몰디브전 주심이 스리랑카 출신이었다고 하더군요. 몰디브와 스리랑카는 언어도 같고 위치상 아주 가까운 나라라고 하던데 어떻게 몰디브전에 스리랑카 심판이 배정받을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또 상황이 그렇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축구협회에서 안일하게 대응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상대팀이 몰디브였기 때문에 경기 주변 상황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겁니다. 또 아무리 심판이 ‘봐주기식’으로 몰고 가더라도 우리 선수들이 골만 잘 넣었더라면 이런 얘긴 나오지도 않았겠죠. 아무리 그래도 혹시나 하는, 최악의 상황은 대비했어야 하는 게 ‘윗분’들의 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경기 결과가 나쁠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점들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언론에선 감독의 자질 문제와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 문제 등이 매번 거론되는 것 같아요. 우린 감독이나 선수의 변화에 따라 팀 전체가 받는 영향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유럽의 경우 감독이나 선수가 바뀌어도 그 틀은 크게 변하지 않거든요.
중요한 건 아직도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죠. 오는 7월에 있을 아시안컵을 앞두곤 가장 긴 대표팀 소집 기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쿠엘류 감독님과 선수들이 어떤 모양새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평가는 또 달라질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모두가 노력할 겁니다.
4월4일 에인트호벤에서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