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인이 뜬금없이 털어놓은 얘기 속에서도 그런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집 그렇게 잘 살지 않아요.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전세거든요. 강남에서 산다고 화려하고 사치스러울 거라는 편견이 많은데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프로 데뷔 전부터 ‘얼짱’이란 타이틀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니 프로 데뷔 후에도 늘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처음 1년은 배운다는 생각으로 조용히 지낼 생각이었는데 매스컴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기사화하는 바람에 심적 부담으로 농구 자체가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는 것.
“오죽 했으면 농구를 그만둘 생각을 했을까. 정말 싫었거든요. 아예 신문을 보지도 않았어요.”
정미란은 정미란대로 데뷔 초 신혜인으로 인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다. 드래프트 1순위에 지명돼 금호생명에 입단했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온통 ‘얼짱’ 신혜인한테로 쏠려 있었던 것.
“제가 정말 자존심이 강하거든요. 그런데 처음엔 그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았죠. 단 한 번도 혜인이한테 지는 일은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여론만큼은 저도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이 자리에도 나오고 싶지 않았어요.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두 사람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매스컴으로 인해 벌어진 마음의 상처는 꽤나 깊은 듯했다. 그러나 솔직한 성격의 두 선수가 앙금을 터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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