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휴일 확대+보복소비’ 기쁨 두배…면세점 해외여행 허용 기대감
#휴일 확대에 재난지원금까지?
6월 임시국회에서 대체공휴일을 확대하는 법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여야가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의견을 모은 만큼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에 따르면, 설·추석·어린이날만 휴일과 겹치면 대체공휴일을 따로 준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현충일과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 등도 대체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다. 행안위는 이 밖에 새로운 공휴일을 지정하는 법안도 다룰 전망이다. 국회에는 5월 8일 어버이날, 4월 5일 식목일,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 10월 2일 노인의 날 등을 추가로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대체휴일 관련 ‘공휴일 법안’ 중 최근에 발의된 법안들은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와 검토보고서 작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토보고서 작성과 공청회 여부를 결정해 다음 회의인 6월 16일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말과 겹친 광복절·개천절·한글날·성탄절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고, 노인의 날과 순국선열의 날이 공휴일로 추가 지정되면 하반기 주중 공휴일은 최대 6일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2곳 중 1곳은 백신 휴가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휴일이 늘어남과 동시에 대규모 소비 진작책까지 시행될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공식화하면서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주중 휴일의 소비 진작 효과는 크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에 따르면,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하루 소비지출을 2조 1000억 원, 경제 전체 생산유발액은 4조 2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부가가치유발액(1조 6300억 원)과 취업유발인원은 3만 6000명으로 예상했다.
보복소비 트렌드에 맞물리면 효과는 배가 될 전망이다. 5월 31일 통계청이 낸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120.5로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3% 늘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옷, 가방, 화장품 등에 대한 ‘보복소비’에 따른 회복이라는 평가다. 4월 비내구재 판매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지난 3월엔 준내구재 증가율이 35.4%를 기록했다. 비내구재는 음식료품과 의약품, 화장품, 서적, 문구, 차량 연료 등이 해당된다. 준내구재로는 의복, 신발, 가방, 운동용품, 오락용품 등이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효과 지속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각종 소비지원 정책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며 소매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일 확대에 웃는 백화점·면세점업계
휴일 확대 및 소비 진작책의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가장 먼저 백화점이 꼽힌다. 백화점의 휴일 매출은 평일의 2배가량이고, 보복소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소매판매액에서 백화점은 전년 동월 대비 32.4% 증가했다. 2월(39.6%), 3월(77.6%)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대형마트(3.9%), 편의점(12.7%) 등 다른 유통업종과 비교해도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실제 1분기 국내 백화점 3사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매출 성장률은 현대백화점(26.7%), 신세계백화점(23.8%), 롯데백화점(11.5%) 순으로 높았다. 영업이익률은 롯데백화점(261.3%)이 가장 높았고 신세계백화점(198.3%)과 현대백화점(122.3%)이 뒤를 이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4~5월 2개월 동안 전체 매출이 현대백화점은 32.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30.3%, 27.6% 증가했다.
보복소비 대상으로 꼽히는 해외유명브랜드(명품)가 백화점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명품 매출 증가율은 4월 57.5%, 3월 89%, 2월 45.7%, 1월 21.9%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들이 2019년 매출액 이상으로 실적을 내면서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이 유지될 것”이라며 “명품이 여전히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의류 카테고리의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마진율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과 면세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는 추세다. 4월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58%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1조 5574억 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실제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부가 1분기 영업이익 417억 원으로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디에프도 영업이익 231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인 롯데면세점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휴일 확대는 실적 개선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6월 9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방역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접종을 완료한 분들에 한해서 이르면 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행 대상 국가로 싱가포르·대만·태국·괌·사이판 등을 꼽았다. 6월 6일 기준 2회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4.4%다. 이달 얀센 백신을 100만 명이 접종하면 인구 대비 비율은 단기간에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오는 7월 말 전체 인구 대비 최소 1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할 전망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출국자는 9월부터 빠르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출국자가 증가하면 공항 면세점 및 인터넷 면세점 이용자가 증가하게 된다”며 “향후 입국자 숫자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된다면 면세 매출 성장 흐름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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