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고기는 '소고기'이며 소고기에 대한 특별한 미각을 가지고 있다. 허가 없이 소를 잡으면 최고 사형에 처할 정도로 강력한 금육 정책을 펼치던 조선 시대에도 멈출 수 없었던 소고기 사랑. 우리는 왜 이토록 소고기에 빠져있을까.
푸드 마스터 백종원이 '한우 랩소디'의 프리젠터로 나서 전국에 퍼져있는 섬세하고도 강력한 소고기 맛을 찾아 나선다. 2021년의 끝자락 겨울밤 한국인에게 가장 귀한 음식이자 미식의 정점인 한우의 세계를 화면으로 맛본다.
과거 고기를 말할 때 육은 오로지 '소고기'를 의미했다. 금육의 시대에도 어떻게든 소를 잡아먹었으며 조선 후기에는 하루에 무려 1000여 마리의 소를 잡았을 것이라 추정한다. 이러니 조선 시대에는 지금은 사라진 다양한 소고기 조리법이 있었으며 음력 10월이면 소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 문화가 있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의 음식을 재현해 본다.
소고기는 외식 음식의 정점이기도 했는데 시대별로 불고기에서 갈비, 등심 순으로 사랑을 받는다. 1960년대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불고기는 지역별로 조리법의 차이가 있는데 3대 불고기로 알려진 서울식과 언양식, 광양식에 서로 다른 조리법과 불고기의 고장으로 사랑받게 된 배경을 알아본다.
이후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면서 외곽지역으로 차를 몰고 가 먹었던 가든형 갈비의 추억과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던 해운대 암소갈비의 달보드레한 맛을 음미한다. 소고기 소비는 주머니 사정과도 비례하니 소득이 올라간 199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주인공은 꽃등심.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 시작과 함께 눈꽃처럼 영롱한 꽃등심이 외식의 중심이 됐다.
전 세계에서 소를 가장 섬세하게 나눠 먹는다는 한국. 소 부위 명칭이 무려 120가지가 넘는다는데 이는 과연 사실일까. 무려 1400만 원이 넘는 1++ 소 한 마리를 전격 해체해 한국인의 소 부위를 점검하는 특급 도전 결과 지육 73, 내장 33, 머리 14 부위로 한국인이 먹어왔던 120가지 부위를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 세세한 소고기 부위는 어떻게 맛이 다를까. 프리젠터 백종원과 소녀시대 써니, 이탈리아 미슐랭 셰프 파브리, 브라질 미식가 카를로스가 모여 등심추리, 제비추리, 꽃갈비 구이 등 다양한 한국의 소고기 맛을 경험한다. 오랫동안 세밀하게 구분해 먹으며 소고기에 대한 특별한 미각을 가진 한국인. 한국인에게 소고기는 가장 소중하고 귀한 날 다 함께 나눠 먹는 '잔치'이자 '축제'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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