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대보다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지만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되어버린 2030 청년들. 이들은 지금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캐스팅 보터인 청년 여론에 따라 대선 주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열렬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2022 신년 기획 2부작 PD수첩 '청년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에서 대한민국 '청년'에 주목했다.
요즘 2030 사이에서 '데이트는 임장으로', '선(先) 집 장만 후(後) 결혼'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을 약속한 김하은 씨(30)와 김진현 씨(29)는 최근 평촌에 있는 한 아파트를 구매했다.
2030 하은 씨 커플이 집안 어른들의 만류에도 결혼도 전에 집을 장만하게 된 데에는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어른들은 모르는 예비부부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하은 씨 커플은 정당하게 대출을 받아 영끌한 본인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변 시선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부동산 '바겐세일 시장'이라 불리는 경매! 최근 부동산 경매 시장에 뛰어든 2030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해 나이 35세 최영빈 씨(가명)는 요즘 한창 경매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말을 마냥 믿고 기다리다 '벼락거지'가 되어버린 청년이다.
무서운 기세로 오르는 서울 집값에 하루라도 빨리 집을 구매하기 위해 법원 경매장을 찾은 최영빈 씨(가명). PD수첩이 그 긴장감 넘치는 경매 입찰 현장에 함께했다. 그런데 경매 당일 법원 대기실에서 속속들이 목격되는 경쟁 입찰자들이 역시 영빈 씨 또래의 2030 청년들이다.
그는 과연 생애 첫 경매 낙찰을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까.
빚을 내 집을 사는 청년들이 늘어나자 정부는 '집값 고점론'으로 영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거 사다리에 오르려는 청년들. 그들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집은 단순 안식처가 아닌 자산 증식의 수단이자 현대판 '계급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청년들을 만나봤다.
서울에 사는 청년 3명 중 1명이 지옥고(지하, 옥탑, 고시원) 즉 최저 주거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 이들에게 '영끌'은 남의 세상 이야기다. 서울 집값과 2030 소득수준을 고려해봤을 때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아무리 영혼을 끌어 모아도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2030 아파트 매입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기사는 쏟아지고 있는데 2030 영끌 현상, 그 속에 숨겨진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2030 주택자금조달 계획서' 40만 7488건을 입수해 그 내용을 분석했다.
2030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세를 끼고 주택을 장만하는 소위 '갭투자' 비율이 전체 거래 중 61.65%를 차지했다. 실거주가 아닌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영끌 갭투자'가 폭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 이러한 거래 형태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눈에 띄는 또 다른 항목은 바로 '증여' 비율이었다. 2020년 서울, 경기 지역 13곳에서 20대의 절반 이상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2030 영끌 현상 한가운데 자리 잡은 '부모찬스'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그들만의 세상', 그 실태를 PD수첩이 확인해봤다.
불쾌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전수조사, 과연 데이터들은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내고 있을까. 청년과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본 2030 영끌의 아슬아슬한 실체를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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