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를 지니고 있으면 절대 코로나가 안 걸립니다. 진짜래. 그래서 전 교회에 나눠드리고 한 달 동안 체크할 겁니다."
코로나 백신카드가 처음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2021년 2월 3일 서울의 한 대형 교회에서였다. 같은 해 7월 2일 광주의 한 대형 교회에서는 이 카드의 개발자 김현원 교수가 강단에 섰다.
'카드가 백신 못지않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그의 발언에 언론의 비판은 거셌다. 카드를 처음 소개했던 서울 A 대형 교회 목사의 사과 후 자취를 감춘 줄 알았던 '백신카드'가 다시 등장한 곳은 2022년 1월, 평택의 한 대형 교회였다.
세간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일부 대형 교회들이 앞장서서 이 카드를 배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현원 교수는 "현대 과학은 패러다임이 원래 오만하고 독선적이에요. 과학은 설명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걸 설명합니다. 이건 모순이죠"라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카드의 개발자 김현원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인 그는 옥스퍼드 국비 유학생 출신의 엘리트다. 2000년대 초반 김 교수는 '암도 치료할 수 있다'는 특별한 물을 개발해 판매하는 소위 '물박사'로 유명세를 얻었다.
2016년 식품위생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벌금 2000만 원 형을 선고받은 이후 김 교수는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진 듯했다. 그러나 취재에 따르면 그의 발명품은 카페와 한의원 등을 통해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물질의 정보를 물에 기억시킨'다는 김현원 교수의 연구는 '세라믹 볼'을 거쳐 '카드'로 진화했다. 당뇨는 물론 말기 암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김 교수의 주장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일까.
김 교수의 말처럼 그는 정말 오만한 현대 과학에게 인정받지 못한 불운한 선구자일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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