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환자 3명을 1m 간격으로 앉힌 뒤 순서대로 진료…고의 아니더라도 심리적 동요 판단
인권위는 A 대학병원장에게 유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구조와 진료 절차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사건 진정인은 A 대학병원의 환자로 병원 측이 여성 외래환자 3명을 1m 간격으로 앉게 해 순서대로 진료하면서 자신의 병명과 치료 방법을 다른 환자들에게 들리게 노출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한 진정인은 A 대학병원의 구조상 다른 환자가 내진을 받는 동안 바로 옆 커튼이 쳐진 간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하는데, 다른 환자의 내진 과정을 들을 수 있어서 환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등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병원 측은 전국 각 지역 병원에서 A 대학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하는 부인암 환자가 많고, 암 특성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환자 수 제한을 철저히 시행하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가 많아 외래 진료실 수가 부족해 별도 탈의실을 마련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고의가 아니더라도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내밀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결과가 발생했고, 진정인 등 환자들이 심리적 동요와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 병원의 진료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해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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