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수트핏 뽐내며 연희동으로 퇴근한 김대호 아나운서. 이곳에 조용하게 혼밥과 혼술을 즐길 수 있는 아지트가 있다. 퇴근 후엔 자신만의 안식처가 필요한 직장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그때그때 메뉴를 달리한다는 주인장. 직장에서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 줄 첫 번째 음식은 닭가슴살 삼합이다. 직접 절인 사과와 가지를 쫄깃한 닭가슴살과 같이 먹으면 한 입만 먹어도 입맛이 확 돈다.
두 번째 메뉴는 관자 스테이크 배추구이로 노릇노릇한 가리비 관자와 알 배추를 통째로 구워 제대로 식감 살린 배추구이의 환상적인 조화가 돋보인다. 여기에 담백하고 부드러운 완두콩 소스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어지는 또 다른 야심작은 제철 맞은 농어구이. 소금에 2~3일간 절여내 구워준 뒤 초록빛 싱싱한 열무를 구워서 가니시로 얹으면 비주얼과 맛까지 업그레이드된다.
어디 이뿐이랴 오픈 주방으로 요리 보고 조리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끝을 스치는 향긋한 음식 냄새와 주인장의 유쾌한 입담이 직장인의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어렸을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 큰맘 먹고 식당을 차린 주인장 남정우 씨는 1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손님들과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한다.
이어 '커피 한잔 할래요'에서 해발 500m에 위치한 카페를 소개했다.
수려한 경치로 소백산맥 중의 명산으로 꼽힌다는 가야산. 경북 성주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숲에 포근히 안긴 카페를 만날 수 있다.
근사한 목조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그란 지붕과 굴뚝까지 넝쿨로 뒤덮인 이층집이 나타나고 그 주변으로는 약 9900㎡(3000평)의 다채로운 정원과 계곡이 펼쳐져 있어 카페 마스코트인 퍼그 세 마리(호니, 또봉이, 니코)가 마음껏 뛰놀기도 한다.
게다가 30분 정도 정원을 산책하며 피톤치드 산림욕은 물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도 있어 특히 여름에 인기를 끄는 곳이란다.
27세의 나이로 이 넓은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정한별 씨. 어느새 5년째 본인만의 감성으로 디자인하고 있다는데 모과, 복숭아를 비롯한 과일나무부터 루콜라, 바질 같은 채소와 수국, 장미, 라일락 등 다양한 꽃까지 모두 관리하고 있다.
특히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모과로 만든 에이드는 신선함과 맛을 자부하는 메뉴다. 음료에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크렘 브륄레와 브라우니도 모두 직접 만든다.
커피와 디저트가 주는 여유를 무엇보다 사랑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그녀의 숲속 카페를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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