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실내 공간에 오르막에서도 강한 힘…완충 주행거리 368km? 실제론 500km 이상 될 듯
Q4 e-트론의 외관은 강렬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8각형 싱글프레임의 널찍한 전면 그릴은 주변 분위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큼지막한 휠과 차체는 마치 탄탄한 근육을 연상시켰다. 차체의 모든 선이 또렷하게 표현됐고 비율 역시 딱히 흠을 잡기 어려웠다.
Q4 e-트론은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키가 175cm인 기자가 운전석에 앉았을 때 머리 위에 주먹 3개 정도의 공간이 남았다. 성인 남성 두 명이 운전석과 뒷좌석에 각각 앉아도 공간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뒷좌석에 앉아서 다리를 어느 정도 뻗는 것도 가능했다. Q4 e-트론의 전장은 4590mm,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65mm, 1640mm다. 트렁크에는 520리터(L)의 짐을 실을 수 있고, 뒷좌석을 접으면 공간이 1490L까지 늘어난다.
아우디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감성적인 조명이 꼽힌다. Q4 e-트론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촘촘하게 배열된 광선을 통해 보다 넓은 가시범위를 자랑했다. 또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 기능을 통해 아우디가 제공하는 네 가지 라이트 디자인 중 운전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Q4 e-트론의 힘은 전기차라는 점을 고려해도 초반부터 남달랐다. 액셀러레이터(액셀)를 밟으면 어느새 속도가 80km/h로 올라갔으며 오르막길에서도 전혀 힘이 부치지 않았다. 전기차는 내부 소음이 거의 없다 보니 가속 중이라는 사실을 채 깨닫지도 못했다. Q4 e-트론의 최고 출력은 204ps, 최대 토크는 31.6kg·m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5초다.
Q4 e-트론에는 브레이킹(B) 모드와 일반 드라이빙(D) 모드가 있다. B모드로 설정하면 자동적으로 회생제동이 이뤄지고, D모드에서는 회생제동 기능이 꺼진다. B모드로 주행해보니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속도가 급감하는 것이 느껴졌다. 반면 D모드에서는 액셀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 전까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속도를 유지했다. 오르막길에서는 D모드, 내리막길에서는 B모드를 사용하면 안정적이면서도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량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패들 시프트로는 체감상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승차감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 굽은 길에서 주행할 때도 무리한 회전을 가하지 않는 한 흔들림은 거의 없었다. 기자의 경우 평소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아 주행 초반에는 액셀·브레이크 페달 세기 조절을 제대로 못해 차량 흔들림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곧 익숙해졌고 이내 차량의 흔들림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
Q4 e-트론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기능이 적용됐다. 해당 기능은 0~210km/h 범위의 속도에서 자동으로 가속 및 제동하며 앞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해준다. 통상적인 크루즈 기능은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 약간의 속도 차이가 발생하지만 Q4 e-트론은 속도의 변화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굽은 길에서 회전을 해도 안정적으로 속도를 유지해 준다.
USB 포트가 C타입만 제공하는 것은 아쉬웠다. 아직까지는 A타입을 사용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은데 이들이 차량 내에서 USB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전단자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Q4 e-트론이 처음 출시될 때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368km로 경쟁 차량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다. 전비도 4.3km/kWh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제 주행 결과 일반 도로에서 전비는 6.0~7.0km/kWh 수준을 기록했고, 오르막길에서도 순간 전비가 5.0km/kWh 이상을 유지했다. Q4 e-트론의 배터리 용량이 82kWh임을 감안하면 평범한 도로에서 1회 완충 시 5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셈이다.
Q4 e-트론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5970만 원부터 시작한다. 아우디의 브랜드와 성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만하다. Q4 e-트론은 어떤 세대가 탑승해도 크게 이질감이 없으며 프리미엄 이미지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제주=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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