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0년 기술력, 임직원 헌신적 노력…포항제철소 복구 기적 만든다”
- 불가항력적 천재지변 전 공장 가동중단 등 특단 사전대비…인명사고·대형사고 예방
- 고객사별 맞춤형 수급대응, 국내 중소 공급사 물량 선 구매…유동성 지원 등 철강산업 생태계 보호 노력
- 포스코 "초유의 위기 상황 극복…더 단단한 조직·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
[일요신문]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총 결집하고 있다.
총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 복구를 목표로,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가동 중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하며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km, 지하 8~15m)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 포스코, 위기관리 리더십으로 '복구기간 획기적' 단축
포스코는 매뉴얼에 맞춰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태풍이 역대급 위력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공장 침수시 화재와 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 없는 특단의 방재 조치를 실시했다. 이처럼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 덕분에 압연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후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50년의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 고로를 4일만에 재가동시킬 수 있었다. 이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로, 이후 포스코는 냉천 범람에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심했던 압연공정 복구에 집중하게 됐으며, 제철소 전체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설비 가동을 정지한 조치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 이후 포항과 광양의 모든 명장과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비복구에 앞장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정비 기술력과 역량이 복구 현장에 결집 될 수 있었다.
- 설비 구동 핵심 '모터' 약 4만4000대…73% 복구
각 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는 선강 및 압연 전 공정에 걸쳐 약 4만4000대가 설치돼 있으며, 31%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나, 이 중 73%가 복구 완료됐다. 포스코는 당초 해당 침수 설비를 신규로 발주하는 것도 검토했다. 하지만 제작·설치에 1년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능한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EIC기술부 손병락 명장의 주도하에 5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 동원되고 있다. 총 47대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데 성공했고,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 그룹 경영진 '신속한 의사결정'…계획대로 복구작업 진행
포스코 그룹 경영진은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과 시장 수급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압연공장 복구계획을 수립했다. 수해 직후부터 매일 '태풍재해복구TF' 및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도 운영해 현장 복구, 제품 수급 등과 관련된 이슈를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 계획대로 복구작업을 진행 시키고 있다. 특히 포스코 그룹 최정우 회장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내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2열연공장은 포항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톤의 제품 중 500만톤이 통과하는 공장으로,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공장이다.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사는 단기간내 공급이 여의치 않았고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도 있었던 것. 이에 최정우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었던 인도 JSW사(社) 사쟌 진달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사쟌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시장 안정 적극 나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해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대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PT.KP·포스코장가항포항불수강(PZSS) 등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수급불안을 해소했다. 특히, 포스코는 1선재공장 압연 라인내 추가 가이드롤을 제작·설치하는 긴급 설비 개조를 통해 생산 제품의 최대 직경을 7mm에서 13mm로 확대해 자동차용 볼트·너트 등에 사용되는 CHQ 선재를 생산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솔루션을 찾아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원료·설비·자재 공급사에 대한 지원책도 적극 시행중안데, 지난 9월말부터 404곳을 대상해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곳의 애로사항 및 유형별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신속히 조치했다. 상시적으로 제철소 복구 일정 및 구매 계획도 공급사와 공유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스크랩 등 수입산·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소요 발생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또 스테인리스 스크랩 및 페로몰리는 중국 수출을 주선하는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지원 중이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의 경우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금리가 시중 대비 1~2%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 및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17곳에 대해 총 275억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포스코는 거래금액별 한도 조건을 폐지했으며 수해 피해기업이 펀드 신청시 가점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에도 포스코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전 임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 분석하고 기후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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