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돗물필터 공동조사 “수돗물 안전” 확인
[일요신문] 대구 가정집 수돗물필터 조사 결과 수돗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김정섭)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대구MBC와 공동으로 벌인 대구 가정집 수돗물필터 조사 결과를 5일 내 놓았다.
이번 공동조사는 대구시와 대구MBC가 수돗물필터의 남세균 검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수돗물필터에서 녹색물질이 발견된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소재 아파트 가정집에서 필터와 수돗물을 공동으로 수집해 대구시, 국립환경과학원, 경북대에서 정밀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방법은 수돗물필터에서 발견된 녹색물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 분석법과 유전자 분석법을 활용했다. 특히, 수돗물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LC-MS/MS법과 ELISA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공동조사 결과, 현미경을 활용한 형태학적 분석과 유전자 분석인 염기서열 분석 결과가 코코믹사로 일치했고, 수돗물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점으로 볼 때 수돗물필터의 녹색물질은 남세균이 아닌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인 코코믹사로 판명됐다.
수돗물필터와 수돗물 시료에 대한 현미경 분석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등 유해남세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전자 분석의 경우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녹색물질의 염기서열 분석과 필터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실시했고, 경북대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만 실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18S rRNA(진핵생물(녹조류 포함) 세포의 기본 구성요소이며, 종 확인에 이용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코코믹사 속인 Coccomyxa simplex 외 2종 이상과 99.66% 일치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법을 이용해 미생물 군집(진핵생물, 세균)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녹조류 DNA가 68.4%~99.4%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남세균 DNA는 소량 검출(0.1~5.3%) 됐으나, 분석법의 한계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결과만으로는 검출된 DNA의 활성도(국내‧외 수돗물에서 죽은 세포에 의한 남세균 DNA는 흔히 발견되며 독성과 무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수돗물필터를 수거한 가정집의 아파트 저수조와 수돗물필터 부착 전·후의 수돗물 등 시료 3개를 채취해 국립환경과학원과 대구시에서 조류독소 분석을 실시했는데, 국립환경과학원은 LC-MS/MS법과 ELISA법을 활용해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 6종과 총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모두 검출되지 않았고, 대구시가 LC-MS/MS법을 활용해 마이크로시스틴 6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류독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수돗물필터에서 녹조류인 코코믹사가 발생한 이유로는 가정 내 수돗물 필터에서 조류 생장 요건이 갖춰지면서 자체 발생·생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녹조류 씨앗(포자)은 모든 환경에서 존재하며 가정에서 햇빛, 온도 등 녹조류 생장에 적합한 요건이 형성될 때 발생할 수 있다. 녹조류 자체는 무해하지만 미관상 거부감을 줄 수 있어 가정에서 수돗물 필터 사용 시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시료를 채취한 가정으로 유입되는 아파트 저수조와 수돗물에서 녹조류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가정 내에서도 화장실 필터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햇빛이 잘 들어 녹조류 생장요건이 잘 갖춰진 주방 필터에서만 발생했다.
앞서 지난 1일 공동조사에 참여한 경북대 연구팀도 대구시, 대구MBC,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가진 조사결과 검토회의에 참석해, "수돗물필터에서 검출된 녹조류 등 미생물군집은 수돗물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고 가정용 필터 위생관리에서 기인된 문제로 추정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김동진 원장은 "마이크로시스틴-LR을 먹는물 감시 항목으로 지정한 이후 2014년부터 대구 등 전국의 정수장 수돗물 마이크로시스틴-LR을 4900여건 조사한 결과 모두 불검출됐고, 현재 규제하지 않는 마이크로시스틴-RR 등 8종의 조류독소도 2017년부터 422건 조사한 결과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지자체는 과학적 조사 연구와 정수장 적정 운영·관리를 통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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