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6개 선거구에서 이채익 국회의원이 있는 남구갑은 시민들이 제일 많은 관심을 갖는 곳이다. 이 의원은 4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이어 3선의 관록을 가진 다선 의원에 속한다. 부지런하기로 지역구뿐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인정받으며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유명하다.
그와는 반대로 최근 현역의원으로 상승세를 치닫던 이 의원에게 총선가도에 빨강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울산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는 도전자가 확연하게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는 반면 남구갑 이채익 의원이 속한 지역구는 총선출마를 저울질하는 지망생 후보가 수면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4월 5일 치뤄진 전국 재보궐 남구갑 기초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김기현 대표의 지역구 울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게 패배했기에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비록 기초의원 재보궐선거전이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울산까지 내려와 지원 유세를 펼칠 만큼 내년 총선전의 양상을 띤 선거였다.
더불어민주당 최덕종 후보와 겨뤄서 패한 국민의힘 신상현 후보는 이채익 국회의원이 공천한 인물이다. 보수 텃밭이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지역에서 민주당에게 일격을 당한 후 이채익 국회의원의 정치생명까지도 이상 징후를 불러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이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그의 SNS에서 밝혔다.
재보궐선거의 패배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채익 의원의 국회 우크라이나 발언이 화를 자초했다는 얘기도 돈다. 지난 6월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생한 이채익 의원의 발언을 두고 여야 간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날 국방위전체회의 발언에서 이채익 의원은 국방부차관에게 ‘분명히 우크라이나는 6.25참전 국가가 맞지 않나’라고 질문했고 이에 “참전 국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6.25 당시 우리나라를 지원한 국가는 아니다”라고 신 차관은 답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지속되자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여야 간 협상을 요청하는 사태로 번졌다. 약 10여 분 뒤 속개한 회의에서 이채익 의원은 “전날 지역구 행사 등 바쁜 일정에 아무 것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며 사과를 했지만, 이 발언은 일파만파 여론의 도미위에 올라 후유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채익 의원은 지난 6월 국민의힘 울산시당협위원장에 내정됐다. 국민의힘은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총선체재 전환을 위해 조직을 강화하는 정비에 나섰다. 권명호 국회의원(울산 동구)에 이어 당협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채익 울산시당협위원장의 지역구가 지금 활화산으로 뜨겁다.
현재 이채익 의원 지역구 후보군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을 비롯, 최건 변호사(최병국 전 의원 장남), 허언욱 전 울산행정부시장, 심규화 전 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 등과 서동욱 남구청장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이곳을 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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