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미사일 개발 50년, 방산 신성장 동력 발돋움…중동선 천궁-Ⅱ ‘선전’ 유럽선 지대지 미사일 ‘주목’
#2012년부터 K-미사일 수출 본격화
우리나라의 미사일 개발역사는 올해로 50년이 된다. 1974년 개발을 시작한 지대지 미사일 백곰이 최초의 K-미사일로 꼽힌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전략무기인 현무 지대지 미사일과지대공 미사일 천마, 2000년대에는 함대함 미사일 해성과 휴대용 대공 미사일 신궁 등을 연이어 개발해 우리 군에 전력화한다. K-미사일의 첫 수출을 기록한 것은 함대함 미사일 해성이다. 2012년 콜롬비아와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콜롬비아 해군이 운용 중인 해성이 실사격을 통해 단 한 발로 표적함을 침몰시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인도네시아에 신궁이 소량 수출되기도 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중동지역에 다양한 K-미사일이 수출됐다.
#중동에서 연 이은 수출에 성공한 천궁-Ⅱ
한국판 재블린으로 불리는 대전차 미사일 현궁과 북한 공기부양정을 잡는 데 최적화된 유도로켓 비궁 그리고 미사일은 아니지만 전투기에서 사용되는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도 상당량 수출됐다. 다만 중동지역 도입국들의 비공개 요청과 우리 교민들의 테러위협 등의 문제로 수출내용 대부분이 비밀에 부쳐졌다. 최근 중동에서 주목받는 K-미사일로는 천궁-Ⅱ가 있다. 천궁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린다. 2019년 천궁을 개량한 천궁-Ⅱ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수출됐다. 금액은 35억 달러(약 4조 7300억 원)에 달한다. 천궁-Ⅱ는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2020년 11월 초도 물량이 우리 군에 인도됐다.
#직접충돌방식으로 항공기 및 탄도미사일 요격
천궁-Ⅱ는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기존 천궁과 달리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 각종 공중 위협에 동시 대응이 가능한 유도무기 체계로 알려져 있다. 요격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km며, 요격 고도는 15~20km에 달한다. 최소 운용 단위인 포대의 경우 사격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차량 4대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1월 6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 달러(4조 2528억 원)에 천궁-Ⅱ 10개 포대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천궁-Ⅱ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됐고 LIG 넥스원이 체계종합을 맡고 있다.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특수사업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중동을 사로잡은 천궁-Ⅱ는 기존 천궁과 달리 목표물에 직접 충돌해 요격하는 직접충돌(Hit-to-Kill) 방식을 사용한다.
#미 패트리어트 대비 가성비 높아
직접충돌방식은 대량살상무기 즉 화학무기나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에 최적화된 요격방식이다.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의 탄두에 부딪쳐 강력한 운동에너지로 순식간에 갈아버리기 때문에, 파편으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가 최소화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기능을 가진 동급 미사일은 미 패트리어트에서 사용되는 PAC-3 계열이 있다. 천궁-Ⅱ 요격미사일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PAC-3 CRI형은 한 발당 가격이 48억 원에 달한다. 반면 천궁-Ⅱ 요격미사일은 한 발당 17억 원으로 미 패트리어트 대비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중동에서 천궁-Ⅱ가 선전하고 있다면 유럽에서는 국산 지대지 미사일이 주목받고 있다.
#국산 지대지 미사일도 수출대열에
2022년 11월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를 폴란드에 판매하는 5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천무는 한국형 다연장로켓으로 2009년 개발이 시작됐고 2015년 육군에 전력화됐다. 현재 군단 및 사단포병에서 운용 중이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됐다. 폴란드는 자국산 트럭을 차체로 사용하는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HOMAR-K) 210여 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폴란드 천무 수출에 가장 큰 특징은 국산 지대지 미사일인 전술지대지유도무기가 처음으로 수출된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 중인 전술지대지유도무기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최초 개발된 전술지대지유도무기-I의 경우 고정식 발사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폴란드 전술지대지유도무기 대거 도입
특히, 시험발사에서 모의 장사정포 진지를 홀인원 수준의 명중률로 파괴해 장사정포 킬러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반면 폴란드에 수출될 전술지대지유도무기는 개량형으로 천무에서 발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사거리 290km로 폴란드는 500여 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가 우리 군보다 더 많은 수의 전술지대지유도무기를 도입한다고 전했다. 폴란드에 수출될 전술지대지유도무기 한 발당 가격은 10억 원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더해 한 발당 2억 원의 239mm 유도탄도 2만여 발 넘게 도입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발사대로 사용되는 천무보다 사용되는 각종 미사일에 주목해야 된다며, 향후 폴란드 천무 추가 수출이 이루어질 경우 전술지대지유도무기와 239mm 유도탄의 수출량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제 공동 개발 및 마케팅도 이어져
K-미사일의 수출과 함께 국제 공동 개발 그리고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몇몇 방산업체는 현재 중동 국가와 공동으로 최신형 대전차 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비궁의 경우 몇 년 전 미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 중 하나인 레이시온(Raytheon)이 미국 내 마케팅에 나선바 있다. K-미사일의 미래는 밝다. 전 세계적으로 미사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세계 주요 방산업체들의 생산량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여러 나라들은 가성비 뛰어난 K-미사일을 찾고 있다. 또한, 우리 군도 북한의 다양한 위협에 대비해 다양한 미사일 개발계획을 진행 중이며, 현재 운용중인 국산 미사일들의 성능개량 계획도 세우고 있다. 더욱이 미사일의 경우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지속적인 소모가 이루어지는 무기로 다른 방산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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