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들어 범여권에서도 채상병 특검법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충일에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생각한다”며 “그가 항명죄를 저지른 범죄혐의자인지,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 군인인지,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6일 SNS에서 “이번 현충일에는 순직한 해병대원의 유가족분들을 특별히 모셔야 하지 않았을까 내내 안타까웠다”며 “채상병 특검 거부는 윤석열 정부 최악의 패착이자 몰락의 서곡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금껏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해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지난 5월 훈련소에서 군기훈련을 받다가 숨진 훈련병, 그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다가 목숨을 잃은 모든 분들께 깊은 추모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채수근 상병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특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현 분위기에서 채상병 특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에서 108석을 차지하고 있다. 재의결 정족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국회 재적의원이 전원 출석할 경우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찬성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에도 특검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의원 중 8명 이상이 특검을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는 특검법에 찬성하는 의원이 많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관련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고 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수사를 불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진실을 파헤칠 때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