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공간에 갇힌 채 이들의 욕망의 민낯을 확인하는 과정을 그린다. 2014년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방자전'(2010)과 '인간중독'(2014) 등 파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연출로 주목받은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내놓은 10년 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은 "원작을 보는데 내 품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의도를 넣고 싶었다. 악의나 선의, 장난이 됐든 어떤 '의도'를 넣어 이 설정들을 강력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다르게 웃음기를 완전히 떨쳐낸 '진지있고 밀도 있는 영화'라고 덧붙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어 "감독님의 (성진에 대한) 표현은 조금 의뭉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이제껏 송승헌이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적 없는 말투와 표정을 끌어내고 싶어하셨다. '인간중독'때 보다도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저를 더 많이 괴롭히셨던 작품"이라며 웃음지었다.
'인간중독'에 이어 두 번째로 김대우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송승헌은 "제가 어딜 가나 인터뷰를 할 때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남자 셋, 여자 셋'과 '인간중독'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그때의 시간이 굉장히 좋았고, 성장한 송승헌의 반환점이자 배우로서 자세를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작품도 감독님이 무슨 작품을 이야기하시든 감독님과 함께라면 '오케이'라는 마음을 갖고 나갔다. 그정도로 감독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나의 존재를 전하기 위해 (벽을) 두드리게 되더라. 대본을 봤을 때부터 각오를 단단히 했는데 모든 걸 다 두드리고 끊임없이 고함을 치는 게 힘들었다. 처음 들어갔을 때와 끝날 때쯤에 지르는 소리와 고함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몸으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려웠다"라며 "최대한 밀실에 집중하려 했고 끝날 때 쯤에는 그 공간과 정이 들어있었다.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소리를 친 작품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여정은 '방자전'(2010), '인간중독'에 이어 '히든페이스'까지 출연하며 김 감독의 세 작품에 내리 주연을 맡아 그의 '페르소나'로 꼽힌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는 데 송승헌이 그랬듯, 조여정 역시 김 감독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감독님이 작품에서 그리는 캐릭터들은 항상 제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지점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며 "수연 역시 나르시시스트에 에고이스트이고, 어떤 땐 선인인지 악인인지 구분이 안 되는 모습들이 있다. 이런 캐릭터도 있을 수 있구나, 매번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현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김대우의 세계'에 들이는 첫 발인 만큼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제가 김대우 감독님의 팬이었고, 너무너무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현장에서 감사하게도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저는 '성덕'(성공한 덕후)이다"라며 "송승헌 선배님은 '차도남' 느낌과 달리 개그 욕심도 많으시고 굉장히 유머러스하시다. 조여정 언니를 보면서는 '나도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들 대선배님들이라 현장에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풀어주시려 노력해주셔서 저도 너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연달아 이어갔다.

범람하는 OTT의 시대에 '히든페이스'를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운드'를 힘주어 짚기도 했다. 김 감독은 "사운드에 굉장히 신경썼다. 그래서 작은 화면이나 축소된 오디오 장비로 보는 것보다 거대한 사운드 안에서 시각적인 충격, 시각적인 경험을 하면 아주 행복한 저녁이 되지 않을까 자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영화 '히든페이스'는 오는 11월 20일 개봉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