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석훈 사장은 2023년 유진기업 경영혁신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2022년도 임원 인사에서 전무를 건너뛰고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약 1년 만이다. 업계에선 유 사장이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만큼 경영 능력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이 많았다.
유 사장은 승진 이후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며 신사업 발굴 숙제를 안게 됐다. 유진그룹 사업포트폴리오는 레미콘에 집중돼 있었다. 물류비‧시멘트 가격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기에 안정적인 수익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그룹이 사업다각화에 대한 열의를 보였지만 레미콘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유 사장의 첫 행보는 2023년 뉴스전문채널 YTN 인수였다. 유 사장은 그간 미디어 산업 진출에 큰 의욕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YTN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에 유 사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YTN 인수로 미래 먹거리 발굴 효과를 보진 못했다는 평이다. 인수 이후 큰 수익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1년 후인 2024년 매출은 1311억 7800만 원으로 전년(1304억 6900만 원)과 비슷했다. 영업손실이 266억 7549만 원을 기록해 전년 손실(92억 9890만 원) 대비 286% 증가했다.
유 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게 된 계기는 TXR로보틱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다. 유 사장은 2021년 8월 유진로지스틱스와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550억 원을 들여 TXR로보틱스 전신인 ‘태성시스템’을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5월 로봇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로탈’을 인수해 태성시스템에 합병하면서 현재의 TXR로보틱스가 탄생했다. TXR로보틱스는 물류 자동화 및 로봇 사업 등을 주 사업 목적으로 두고 있다. TXR로보틱스는 물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소터’ 장비를 제작해 쿠팡, CJ대한통운 등 택배사에 공급하고 있다. 무인운반로봇과 자율이동로봇 등도 개발해 에코프로에이치엔,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유 사장은 태성시스템 인수 후 등기임원에 올라 로탈 인수까지 진두지휘, 지난 3월 20일 TXR로보틱스 IPO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TXR로보틱스의 증시 입성으로 유 사장은 대내외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TXR로보틱스 IPO는 유진그룹이 2011년 하이마트 IPO 추진 이후 14년 만에 도전한 것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다각화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유진그룹이 TXR로보틱스를 통해 AI,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도 나온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유 사장은 그룹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사장 승진 후 지분 변동 크게 없어…향후 지분 확보 방안 관심
초고속 승진과 함께 경영능력을 입증한 유 사장에게 남은 숙제는 지분 확보다. 유진기업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유경선 회장이 11.54% 보유한 최대주주다. 뒤이어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부회장)가 6.85%, 유순태 유진홈센터 대표가 4.38%를 보유 중이다. 모두 오너 2세다. 이들을 이어 유석훈 대표가 지분 3.0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일 유진기업은 유 사장에게 43만 9444주의 RSU를 부여했다. 전년 YTN 인수 등에 있어 큰 역할을 해 RSU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RSU는 세금부담이 증여·상속보다 덜하다는 점 등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대주주가 주식을 증여하게 되면 상속세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져 최대 60%의 세금이 부과된다. RSU의 경우 소득세 최고세율 45%와 지방세가 더해져 49.5% 수준의 세금이 부과된다.
올해도 유 사장이 RSU를 받는지에 대한 ‘일요신문i’ 질의에 유진그룹 관계자는 “RSU 제도를 운영 중으로, 수립된 기준에 부합할 경우 장기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으며 장기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지급된다”는 원론적 답변을 전했다.
현재 그룹 내에서 유 사장의 지배력을 뒷받침해주는 회사들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남부산업과 우진레미콘이다.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남부산업의 지분 구조는 △유경선 회장 40.8% △유석훈 사장 21.14% △유창수 부회장 19.03% △유순태 사장 19.03% 등이다. 현재 남부산업은 손실이 누적돼 지난해 기준 자본 총계 마이너스 133억 6338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때문에 남부산업이 유진기업 지분을 더 이상 확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다만 오너 2세가 보유한 남부산업 지분을 유 사장이 증여받거나 매입할 경우 손쉽게 그룹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우진레미콘이 지배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진레미콘은 유진기업 지분 0.21%를 보유하고 있다. 유석훈 사장 45%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자금 여력도 꾸준히 개선돼 2023년 말 기준 92억 5360만 원 상당을 확보 중이다. 우진레미콘의 유진기업 보유 지분이 적은 편이지만 보유 현금을 활용해 언제든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유 사장이 2023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분 변동이 크게 없는 만큼 향후 그룹 지배력 확보 방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유진그룹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