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에선 적극 찬성하는 논평이 쏟아졌지만, 우 의장의 ‘친정’인 민주당에선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뤘다. 표면적으론 내란 수습 및 민생·경제 회복이 우선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보다는 이 전 대표의 반대 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전 대표는 4월 7일 “개헌도 중요하지만 파괴된 민주주의 회복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친명계 인사들 사이에선 우 의장을 향해 원색적인 발언까지 나왔다. 한 친명 의원은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이 원하는 개헌을 제안한 것 보니 우 의장도 내란 동조자인가 보다”라고 했다. 당초 친명계는 국회의장 선거 때 우 의장이 아닌 추미애 의원을 밀었었다. 이를 떠올리며 “국회의장을 잘못 뽑았다”는 말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비명계에선 이와 다른 기류가 흘러 나왔다. 김경수 전 지사는 “내란 종식과 개헌 추진은 대치되는 이슈가 아니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 역시 “개헌과 내란 종식은 동전의 앞뒷면으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내란 수습을 핑계로 개헌을 방관하는 태도는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개헌 제안에 동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헌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은 개헌을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규정한 뒤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당 개헌특위 위원인 최형두 의원은 “나중에 하자는 말은 하지 말자는 뜻”이라면서 “권력구조에 대한 개헌안을 만들어 대통령 선거일에 함께 개헌투표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외에 대부분의 대선 후보들과 정파가 개헌에 우호적 뜻을 밝히면서 일각에선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었다. 개헌을 연결고리로 ‘비명 세력’이 모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였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4월 10일 “반 이재명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이 뭉쳐서 개헌연정과 연대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개헌 동력이 사실상 떨어졌다고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우선 개헌을 제안했던 우 의장 스스로가 이를 거뒀고, 키를 쥐고 있는 이 전 대표가 부정적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거치려면 200석이 필요한데 1당인 민주당 없이는 불가능하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