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에서 이 후보는 의원직 상실형 커트라인인 ‘벌금 100만 원’을 넘어서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1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후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3년 3월부터 약 1년 8개월 정도 소요된 1심 재판 이후 이 후보 사법리스크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항소에 나섰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정국이 요동쳤다. 비상계엄이 철회된 뒤 탄핵정국이 막을 올렸다. 대통령 탄핵 여부가 정치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 후보 재판은 ‘시간 싸움’ 양상으로 흘러갔다.
서울고등법원은 1월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 새로운 사건을 배당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로 이 후보 2심 재판에 초점을 맞췄다. 5차례에 걸친 공판을 거친 뒤인 3월 26일 2심 선고가 나왔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법조계에선 “벌금 100만 원 안쪽까지 형을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이 후보에 대해 원심 파기 및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사건이 국민 관심도가 높은데다 사회적 파급효과가 높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2심 판결, 상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및 심리까지 진행되는 과정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례적인 속도전”이라면서 “이상하다”고 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재판기간 내 선고라는 절차에 매몰돼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는 주객전도 판결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법원이 속도감 있게 이 후보 상고심을 진행하는 상황과 관련해 적지 않은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직선거법 상 633 원칙에 따라 1년 안에 끝났어야 할 재판이 무려 2년 7개월 째 진행 중”이라면서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표현은 오로지 이 후보 재판 지연을 두고 써야할 말”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진심으로 피고인 이재명의 무죄를 믿으면 신속한 재판을 쌍수 들어 환영하는 게 마땅한 처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법원의 이례적인 속도전을 두고 정가와 법조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 재판과 관련한 유력한 시나리오들도 거론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대법원의 선고 시기 및 선고 결과다.
선고 시기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포인트는 5월 11일과 6월 3일이다. 5월 11일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 기간이며, 6월 3일은 대선 당일이다. 5월 11일 이후 이 후보에 대한 2심 무죄 판결 여부에 변화가 생긴다면 원내 최대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법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도, 사건을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국민 설득력을 얻는 ‘묘수’를 내야 하는 필요성이 절실해진 시점”이라면서 “묘수의 가장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은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고 시점이 언제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치권 및 법조계 일각에선 유무죄 여부와 상관없이 대법원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5월 12일) 이전에 선고를 내릴 시나리오도 있다고 본다.
선고 결과와 관련한 경우의 수도 적지 않다. 대법원이 이 후보 혐의를 유죄취지로 판단하는 경우엔 파기환송과 파기자판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파기환송의 경우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결론이 나진 않더라도,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파기환송은 대법원이 ‘책임 떠넘기기’ 비판론에 직면할 수 잇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파기자판이 이뤄질 경우 이 후보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대법원이 직접 종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진보 진영으로부터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라는 공세를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정치적 양극화 격화 등 후폭풍을 고려했을 때 파기자판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유지할 경우 이 후보 사법리스크가 해소됨과 동시에 대선 가도에도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법원이 선고를 일찍하는데, 그 결과가 이 후보 무죄를 확정하는 것이라면 이재명 대세론이 확실하게 굳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세론’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르는 가운데, 대법관들이 정무적인 고려를 배제하고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판단을 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지엔 의문부호가 달린다”면서 “대법원이 대선 전 유력 후보를 홀가분하게 해주려는 취지 판결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속도를 내고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적지 않다”고 봤다.

신 교수는 “대법원의 신속한 판단은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이 투표를 하기 전 객관적 판단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유력 주자인 이 후보 유무죄를 신속하게 결론 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