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2024년 2월 1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 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뤘다가 2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보는 제도다.
A 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주 씨의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다.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은 주 씨 측이 아들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몰래 녹음'한 증거의 능력을 인정한 원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주 씨 아내가) 아들 옷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피고인과 아들의 대화를 녹음한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이런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하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할 수 없으므로, 공소 사실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무죄로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주 씨는 "속상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이번 재판을 통해) 장애 아동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증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추후 생각을 정리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A 씨 측은 "재판부의 무죄 선고를 환영한다"면서 "지금까지 응원해 준 특수교사와 학부모, 경기도교육청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해당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수원지법을 찾은 일부 장애아동 학부모들은 "장애 학생은 '싫어 죽겠다'는 대우를 받아도 되는 것이냐"면서 "장애아동이 교육 현장에서 피해를 받았을 때 보호받을 법적 장치가 없다"고 항의했다.
반면, 특수교사 노조 측은 "이번 판결이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