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리케이션(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4월 유튜브 뮤직의 MAU(월간 이용자 수)는 979만 명으로 멜론 MAU 601만 명에 비해 400만 명 가까이 많다.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들의 MAU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멜론의 MAU는 2023년 4월 714만 명이었으나 올해 4월 601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감소했다. 지니뮤직의 MAU도 2021년 4월 384만 명에서 올해 4월 260만 명으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의 FLO MAU는 2021년 4월 232만 명에서 올해 4월 176만 명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 1위로 자리 잡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유튜브 프리미엄’이 꼽힌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유튜브 뮤직 이용권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국·독일·멕시코·브라질 등 해외에서는 유튜브 뮤직을 제외한 동영상 광고 제거 단독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제공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출시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구글의 정책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023년 2월부터 구글코리아에 대한 직권 조사를 벌였다. 결국 구글은 5월 22일 공정위 제재를 피하기 위해 동영상 단독 구독 상품 출시 등을 포함한 자진시정안을 내놓았다. 또 국내 음악 산업과 아티스트 지원 등을 위해 300억 원 상당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의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구글이 동영상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를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유튜브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국내 음원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는데, 현재 시점에서는 구글 쪽에 너무 많이 기울어버린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음원 플랫폼 A 사 관계자도 “끼워팔기에 대한 조사 및 결과발표가 많이 늦어진 건 아쉽다”면서도 “이제라도 불공정한 환경이 바로 잡히는 계기를 마련해줘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구글은 한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과 음악 스트리밍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상품만을 판매 중이다. 구독 요금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월 1만 4900원,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이 1만 1900원이다. 해외 사례를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동영상 단독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가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보다 저렴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월 구독 요금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13달러 99센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이 10달러 99센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7달러 99센트이다.
토종 플랫폼들은 구글의 가격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의 A 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격 부담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해외처럼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의 가격을 1만 원대 이하로 책정하면 해당 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생색내는 느낌으로 1000~2000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출시되면 토종 플랫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멜론, FLO의 모바일 전용 스트리밍 요금제 가격은 월 6900원이고, 지니뮤직은 월 7400원이다. 프로모션, 통신사·카드 제휴 혜택 등으로 최대 절반 수준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와 토종 음악 플랫폼 상품 이용료를 합친 값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보다 높으면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음원 플랫폼 B 사 관계자도 “플랫폼 구독을 한번 하게 되면 갈아타기를 잘 안 하는 성향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 변동이 크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사용하다가 불편한 점이 생기면 원래 사용하던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다시 바꿀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출시되고 나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1위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토종 플랫폼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2024년 6월 국내 MAU가 161만 명이었던 스포티파이는 2024년 10월 광고를 들으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해 MAU를 지니뮤직과 비슷한 수치인 258만 명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4월 스포티파이의 MAU는 329만 명으로 지니뮤직과 FLO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국내·해외 음원 플랫폼 간 다른 음원 사용료 징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의 B 사 관계자는 “국내 음악 플랫폼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준수하고 있지만, 해외 플랫폼들에는 다른 징수규정으로 적용된다”며 “스포티파이가 무료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이유도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기반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플랫폼들이 국내 소비자나 소상공인 등을 상대로 하는 횡포를 막는 것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토종 플랫폼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는 실정”이라며 “토종 플랫폼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도입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