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은 현재 몽골 광산개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박 이사장이 지닌 한·몽 인적 네트워크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 기부행위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다만 박영준 이사장이 비리 혐의로 과거 총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력이 있어 금양과 박 이사장의 앞으로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금양은 안세재단에 기부한 이유에 대해 박영준 이사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구축해온 ‘인적 네트워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이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는 정무보좌관, 대통령 당선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 총괄조정팀장과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식경제부 제2차관까지 오른 박 이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 관료로서 ‘왕차관’이란 별명도 얻었다.
박영준 이사장은 2023년 10월 안세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했다. 박 이사장은 안세재단을 통해 한국과 몽골의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며 같은 해 11월 ‘1차 한·몽 미래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오영주 당시 외교부 2차관(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현 코트라 사장) 등이 참석했다. 몽골 정부에서는 당시 바야르마그나이 먀그마르수렌 에너지부 차관, 엥흐투부신 간바타르 에너지부 금융투자부 투자본부장, 바트투무르 바이갈리마 에너지부 에너지정책기획과장 등이 참석했다.
안세재단이 지난해 9월 26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한 제2차 ‘한·몽 미래전략포럼’에는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최진원 주몽골 한국대사,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후 11월 부산에서 열린 3차 포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도 참석했다.
안세재단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임에도 포럼에 국회의원과 대사급 외교관, 차관급 공무원 등 고위직의 참석을 끌어낸 데는 박영준 이사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지난해 안세재단의 결산공시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에 따르면 재단의 직원 수는 1명, 이사로 등록된 인원은 박영준 이사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일요신문i’가 안세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재단 사무실이라기보다 박 이사장의 개인사무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였다.

류광지 금양 회장은 제2·3차 한·몽 미래전략포럼에 참석하며 양국 산업계 주요 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남바링 엥흐바야르 몽골 전 대통령을 비롯해 턱트멀 뭉흐사이항 몽골 복지부 장관 등 주요 몽골 인사 20여 명이 부산에 있는 금양 본사에 방문하기도 했다.
박영준 이사장의 안세재단과 금양의 관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박 시장이 과거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돼 총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박영준 이사장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1억 6000여 만 원을 브로커에게 받은 혐의, 2008년 7월 울산광역시가 추진한 울주군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에 입찰한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1억 원을 받고 울산시청 공무원들을 사찰하도록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영준 이사장은 2013년 9월 12일 대법원이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9478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해 실형을 확정받았다.
박영준 이사장은 이와 별도로 2010∼2011년 원자력발전소 정책을 수립할 때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한수원의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1·2심은 박 이사장에게 징역 6월과 벌금 1400만 원, 추징금 700만 원을 선고했고,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해 총 형량이 2년 6월로 늘어났다.

2010년 12월 외교통상부는 광물 자원 개발을 주 사업으로 운영하던 코스닥 상장사 CNK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취득했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배포 직전 오덕균 전 CNK인터내셔널 대표와 김은석 전 외교부 에너지대사의 두 동생 등이 CNK 주식을 사들여 부당한 시세차익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영준 이사장은 당시 카메룬을 방문한 세부 일정에 CNK가 포함돼 있었는데 일각에선 박 이사장이 카메룬 다이아몬드 채굴권 취득을 위해 CNK를 밀어줬고, 해당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박 이사장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
금양 관계자는 “몽골 광산개발 회사를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몽 미래전략포럼에 기부를 하면 우리가 향후 몽골에서 사업하기 편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금양이 안세재단에 기부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의 범죄 이력에 대해서는 “개인의 전과가 기업의 기부 결정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2011년에 일어난 일인데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나. 기업이 개인의 전과까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