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표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무혐의 처분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몇 가지 의혹들의 경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가 이뤄지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연관 의혹이 제기됐던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관여 사건’이 대표적이다.
#선거 초반부터 계속된 고소·고발전

더불어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선거 과정에서 여러 차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고발했다. 김문수 후보가 경북 상주시 유세 중 한 유권자에게 사과 한 바구니와 곶감 한 상자를 받았고, 김천역 유세에서도 한 유권자에게 특산물 한 상자를 받았다며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고소했다.
고발전은 23일 2차 TV토론 이후 심화됐다. 김문수 후보가 전광훈 목사와 관계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민주당이 김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재명 당시 후보가 김 후보에게 “전 목사가 감옥에 갔을 때 눈물을 흘린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무슨 눈물을 흘리는지,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는데 민주당은 김 후보 발언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젓가락 발언으로…
이후에도 고소·고발전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가짜뉴스대응단은 5월 27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등 총 13명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선거법 제250조 제2항)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에서 ‘거북섬 관련 발언’을 문제 삼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24일 경기 시흥 유세 때 “시흥에 거북섬이라고 있다. 시흥 시장과 제가 업체들에 경기도 거북섬으로 오면 우리가 다 나서서 알아서 해 줄 테니까 이리로 오라고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하는 데 2년 정도밖에 안 걸리고 신속하게 해치워서 완공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준석 후보는 ‘젓가락’ 발언으로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여성모욕죄, 후보자 비방죄 등으로 고발하는 내용의 민원을 넣었는데, 여성 신체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이유다. 이준석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정치적인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무고로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대선 다음 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건도 있다.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 관련 사건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6월 4일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를 하고,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리박스쿨은 2017년 6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따 설립된 역사교육 단체인데, 온라인 매체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초등학교 늘봄학교 자격증 지급을 명분 삼아 ‘자손군(자유손가락부대)’이라는 댓글팀을 모집·운영해 이재명 당시 후보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리박스쿨은 올해 초 서울교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강사를 공급하기도 했는데,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리박스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을 한 상황.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5월 31일 손 대표와 댓글 조작에 가담한 이들을 공직선거법상 부정 선거운동·매수·이해 유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나친 고발전 자제’ 필요성 대두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의 잇단 고소·고발전’이 지나치게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우려한다. 상대의 공격이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거나 문제 삼는 방식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남발하는 것은 되레 수사기관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대부분 선거 관련 사건은 경찰 담당이 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선거일 이후 6개월로 짧다. 수사기관은 선거일 이후 6개월 안에 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고소·고발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 수사 대상자는 직전 총선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대부분 사건은 ‘무혐의’ 처분이 나겠지만,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판단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의 설명이다. 선거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선거 과정에서 네거티브 전략 하에 나온 발언을 문제 삼은 사건들의 경우 수개월 뒤 사람들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힐 때 즈음 무혐의 처분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다만 몇몇 사건들은 출범한 정부 측에서 처벌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면 이에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게 수사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사권자(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보니 몇몇 사건의 경우 기소까지 이뤄지지 않겠냐. 2~3주 안에 수사가 개시되는 사건들은 기소까지 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보면 된다”고 내다봤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선거 과정에서 나온 사건 대부분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정치인에게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엄청난 처벌”이라며 “유죄가 나온다면 100만 원 이상의 양형이 나오는 것도 재판부 재량에 따라 얼마든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