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6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2차 투표도 없었다.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 총 106표 중 60표를 얻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수도권 3선이자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은 30표를, 4선 이헌승 의원(부산 진을)은 16표를 각각 득표했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송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대통령 파면에도 친윤계가 당내 영향력을 잃지 않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동안 친윤계는 지속적으로 원내대표를 배출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친윤계 추경호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102표 중 70표를 받았다. ‘윤핵관’ 권성동 의원은 106표 중 72표를 얻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후보 경선(2024년 6월 27일)에서도 친윤계 김석기 의원이 전체 95표 중 70표를 얻어 비윤계 안철수 의원(25표)을 꺾었다.
송 원내대표와 이헌승 의원 표를 더하면 76표가 나온다. 이헌승 의원도 친윤계로 분류된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에 불참고 여의도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얻은 16표가 PK(부산·경남)에서 나왔다고 본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친윤계가 분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6월 16일 페이스북에 이헌승 의원이 받은 16표를 무계파로 분류했다. 박 전 대변인은 “권성동 : 김태호가 72 : 34였던 것을 생각하면, 그나마 찐윤이 조금 분화된 것으로 볼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한 국민의힘 보좌관은 “중도를 표방하는 의원이라면 김성원 의원에게 투표했을 것이다. 굳이 이헌승 의원에게 투표해서 표를 갈랐겠나. (16표는) 이 의원과 친한 (PK 쪽) 사람들이 찍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친한계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계파색이 옅은 김성원 의원을 내세웠지만, 송 원내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지 못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비토 여론만 드러났다는 말이 나온다.
친윤계 한 초선 의원은 “김성원 의원이 친한계 쪽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상당한 표가 나왔을 것”이라며 “김 의원은 계파성이 옅다. 스킨십이 좋다. 그런데 (한동훈 캠프에 합류하는 등) 한동훈 쪽과 너무 (가까웠다는) 의원들의 시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도로 친윤당? 특검 유탄 어쩌나
송 원내대표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획재정부 예산 실장을 거쳐 기재부 2차관을 역임했다. 2018년 경북 김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1, 22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주호영 김기현 권성동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다. 앞서의 친윤계 초선 의원은 송 원내대표에 대해 계파 갈등 종식, 당 쇄신, 이재명 정부 견제 등의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당내 통합과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에 회의적 기류가 높다. 당장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갈등이 커지면서 당내 통합이 요원해지고 있는 셈이다. 친한계는 반성과 사죄를 통해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원내대표도 탄핵 반대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와 여의도 반탄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탄핵 반대 당론은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주장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는 6월 30일까지라고 못 박았다. 임기 연장과 개혁안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는 원내대표 권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친윤, TK가 원내대표가 됐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국민의힘이) 내란의 늪 속에서 빠져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이 호남 정당이라 하지만 호남 원내대표가 있나, 없다. 수도권 (원내대표) 해줬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내란 정신 그대로 안고 갈 거다. 국민과 역사를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유민주연합은 충청권 지역 정당이다.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소멸한 지역 정당의 대명사다.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국민의힘이 계속 TK 중심 정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TK와 수도권 민심이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TK 중심 정치가 이뤄질 경우 국민의힘이 극우만 바라보다 중도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구에서 10%포인트(p) 차가 났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굳어질 수 있다고 했다.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이제 우리 당은 계엄의 늪으로, 다시 탄핵의 강으로, 도로 경북 당으로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당 대표도 친윤계가 가져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6월 18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유력 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가 과반 득표에 성공한 점도 한 대표에게 악재라고 분석했다. 정 의원은 친윤계 원내지도부와 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더 문제다. 김건희 특검팀은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한다. 국민의힘 경선과 선거 과정이 수사 대상이다. 당시 공관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부터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들이 특검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명태균 씨와 연관된 의원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김건희 특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친한계 한 초선 의원은 “송언석 의원은 불리한 측면이 있다. 계엄 날 어디 계셨는지 이런 것들을 잘 모른다. (의원들이) 여전히 (탄핵 입장에 대해) 중요하게 안 보는 것 같다”며 “이런 것들에 대해서 민주당의 공세가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6월 18일 “3대 특검이 본격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내란 세력의 망동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3대 특검의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그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